[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의 헌법상 특별 지위 박탈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8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이날 대국민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잠무-카슈미르 지역의 특별 지위를 보장한 헌법 370조가 "분리주의와 테러리즘, 부패" 등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모디 총리는 "한 국가로서 우리는 역사적인 결단을 내렸다"면서 "과거 시스템으로 잠무-카슈미르 지역의 주민들은 여러 권리를 박탈 당해왔다. 그리고 이는 그들의 발전에 큰 장애물이었다. 이것은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자치권으로 인해 잠무-카슈미르 지역에 인도 정부의 정책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지역 발전에도 어려움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헌법 370조에 따라 잠무-카슈미르 지역은 외교와 국방, 통신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자치권을 가지고, 자체 법을 제정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지난 5일 헌법 370조를 폐지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인도 정부가 잠무-카슈미르 지역을 인도로 완전히 합병하고, 무슬림 주민들이 다수인 이 지역을 힌두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모디 총리와 그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은 힌두 민족주의를 앞세워 온 것으로도 잘 알려져있기 때문이다.
모디 총리는 헌법 370조 폐지 결정이 잠무-카슈미르 지역에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리는 "우리는 잠무-카슈미르를 테러로부터 자유롭게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총리는 그러면서 "나는 잠무-카슈미르 지역의 주민들이 분리주의를 물리치고, 새로운 희망을 갖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때부터 카슈미르 지역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해당 지역을 놓고 양국 간 분쟁이 끊이질 않은 탓에 카슈미르는 '남아시아의 화약고'라고도 불린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두 차례의 대규모 전쟁 외에도 크고 작은 무력 충돌을 지속해 왔으며, 현재 정전통제선(LOC)을 맞대로 대립하고 있다.
한편, 파키스탄은 인도의 카슈미르 자치권 박탈에 반발하고 나섰다. 파키스탄 정부는 7일 인도와 외교 관계를 격하하고, 교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파키스탄은 "군사적인 옵션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 서부 아마다바드에서 8일(현지시간) 시민들이 TV 스크린을 통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대국민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2019.08.08.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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