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경동나비엔 외 2명 항소심 1차 공판기일
경쟁사 대유위니아 핵심기술 유출 혐의
증거능력·영업비밀 여부 등 문제 삼으며 혐의 부인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경쟁사 대유위니아의 핵심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동나비엔 측이 항소심에서 검찰의 위법한 증거수집 절차 등을 문제 삼으며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0부(박형준 부장판사)는 13일 오후 2시15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경동나비엔과 해당 법인 연구원 강 모 씨와 김 모 씨 등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경동나비엔 측 변호인은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사건과 무관한 법무팀 등을 수색해 위법을 저질렀다”며 “압수물 중 대부분은 해당 사건이 제기된 이후 변호인과 나눈 회의 내용들로 검찰은 헌법상 명시한 변호인 조력권과 비밀 보장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동나비엔은 영업비밀보호서약서 작성, 정보보안관리규정 시행 등을 통한 보안 준수와 재발 방지 등을 위해 법인으로서 관리·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며 “이런 여러 사정을 헤아려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김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유출했다는 문서들은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자료가 아니다”라면서 “대유위니아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정보보호 관련 내용을 고지한 건 맞지만 22년간 단 한 번도 준수 여부를 확인한 적이 없다”며 영업비밀 해당 여부를 다시 판단해주길 요청했다.
강 씨 측은 1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것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다만 1심이 내린 양형이 너무 무겁다며 선처를 부탁했다.
법원 로고 /이형석 기자 leehs@ |
검찰에 따르면 강 씨는 지난해 6월 대유위니아를 퇴사하면서 에어컨 등 가전제품의 핵심 기술을 이동식 저장장치(USB) 등을 통해 이직한 경동나비엔으로 유출했고, 경동나비엔은 해당 정보를 활용해 토탈에이케어(TAC) 제품 등을 개발한 혐의를 받는다.
강 씨보다 1년 앞서 경동나비엔으로 이직한 김 씨는 가전제품 설계도면을 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피해 회사로부터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기술을 유출한 이들의 혐의 상당 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경동나비엔 법인에 벌금 5000만원을, 강 씨에 징역 1년10월을, 김 씨에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경동나비엔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은 내달 10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다.
kintakunte8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