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조작하고 민심을 뒤흔드는 광대패 5인방. 어느 날 조선 최고의 권력자 한명회(손현주)로부터 조카를 죽이고 왕이 된 세조(박희순)의 미담을 만들어내라는 명을 받는다. 이에 광대패 리더 덕호(조진웅)와 무리들은 목숨을 걸고 지금껏 듣지도 보지도 못한 판을 짜기 시작한다.
영화 '광대들:풍문조작단' 스틸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
영화 ‘광대들:풍문조작단’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2012) 김주호 감독이 7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서빙고의 얼음을 훔친다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490만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 이번에도 김 감독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는 빛을 발한다. 그는 세조실록에 기록된, 세조에게만 일어난 이적 현상이 사실은 광대들의 연출이었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스토리를 구축했다.
김 감독의 기발함은 영화 내내 계속된다. 김 감독은 광대들이 만든 다양한 발명품들로 관객을 즐겁게 한다. 풍문 조작을 위해 만들어진 오색연막탄부터 조명기, 뜀박틀 등 현대 문물을 흡수(?)한 듯한 여러 발명품이 꾸준히 등장한다. 트릭아트를 연상케 하는 그림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물론 광대들의 계획에 현실성은 부족하나, 팩션 사극이란 게 리얼리티를 원동력으로 나아가는 장르가 아니니 크게 문제 될 건 없다.
진짜 문제는 이 신선한 재미가 뒤로 가면서 사라진다는 데 있다. 메시지 전달에 급급해지면서 균형을 잃은 탓이다. 김 감독은 광대들을 통해 당대 시대를 풍자하는 동시에 현시대의 문제점까지 꼬집으려 했다. 여론 조작, 가짜 뉴스 등 공감도가 큰 주제지만, 전달 방식이 직접적이니 무겁고 또 무료하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조화롭지 못하다. 베테랑 배우인 조진웅, 손현주, 박희순, 고창석(홍칠 역)은 언제나처럼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김슬기(근덕 역), 윤박(진상 역), 김민석(팔풍 역) 등 후배 배우들의 연기가 힘에 부친다. 감정신에서는 특히나 격차가 커 몰입을 방해한다. 오늘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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