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스크린 주연작서 구마 사제 중수 열연
공포영화 찾아 보며 장르 무드 학습…라틴어 연기 흥미
차기작은 영화 '지푸라기' '출장수사' 등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극 전반을 끌고 가야 하니까 약간의 부담감과 책임감은 있었죠. 하지만 연기하는 마음에 있어서 달라진 건 없어요. 늘 최대한 설득력 있게 연기하자는 생각이죠. 차이점이 있다면, 이름이 맨 먼저 뜬다는 정도 아닐까요(웃음)?”
배우 배성우(47)가 첫 스크린 주연작 ‘변신’을 들고 극장가를 찾았다. 21일 개봉한 ‘변신’은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가족 안에 숨어들며 벌어지는 기이하고 섬뜩한 사건을 그린 공포 스릴러다. 극중 배성우는 형 강구(성동일)의 가족을 위해 다시 악령과 마주하는 구마 사제 중수를 연기했다.
“시나리오를 작년 초에 받았어요. 감독님도 정해지기 전이었죠. 재밌더라고요. 소재가 뜬금없기도 하면서 또 신선했죠. 이걸 잘 활용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그때는 드라마 촬영 중이라 대답을 할 단계는 아니었어요. 감사하게도 드라마가 끝난 후까지 기다려주셨고 시나리오도 몰입도 있게 읽었던 터라 출연을 확정했죠.”
배성우가 출연을 결정한 후 김홍선 감독이 합류했고, 이 작품은 각색에 들어갔다. 김 감독의 손을 타며 이야기는 꽤 많은 부분 바뀌었다. 혼란스럽지 않았냐는 질문에 배성우는 “감독님 스타일에 맞춰 디자인을 잘 해주셨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전에는 사건 중심이었다면, 바뀐 건 인물 중심으로 가족 안으로 이야기가 들어왔죠. 그러면서 인물들이 부각되고 정서도 더 뜨거워졌어요. 중수도 처음 시나리오에서는 시니컬한 인물이었는데 지금은 전반적으로 죄책감을 가지고 고뇌하는 캐릭터가 됐죠. 죄책감은 영화 전반에 걸친 감정이기도 해요. 서스펜스도 거기서 나오고 결말도 그렇게 귀결되죠.”
배성우는 중수를 연기하면서 최근에 나온 공포영화도 여러 편 찾아봤다. 17년 전 ‘엑소시스트-디렉터스 컷’을 본 후유증으로 공포영화를 끊었지만(?), 장르 특유의 공기를 다시 느껴보고 싶었다.
“사실 장르에 따라 다른 톤으로 연기하는 건 지양해요. 코미디라고 코미디 필터를 씌우고 연기하면 사실 안웃기거든요. 다만 장르 특유의 무드는 느끼고 싶었죠. 그래서 관련 영화를 좀 찾아봤어요. 무드를 배우가 만드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톤 조절과 몰입해야 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그걸 참고하고 싶었죠.”
구마 의식에 사용되는 라틴어 대사를 외우는 과정도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다. 더욱이 그간 사제를 연기한 대다수 배우가 이 부분에서 고충을 토로해왔다.
“사실 외우는 게 어렵진 않았어요. 오히려 재밌었죠. 발음도 멋있고요(웃음). 그리고 전 교회를 다니는데 성경이 기독교와 가톨릭이 달라요. 기독교가 문어체라면 가톨릭은 풀이가 된 느낌이죠. 그래서 내용이 더 와닿고 감동적이었어요. 근데 중간에 라틴어를 거꾸로 하는 건 진짜 힘들었어요. 하하. 사람이 하는 말은 하다 보면 풀리는 데 이건 한 글자 한 글자 외워야 하니까 보통 일이 아니었죠.”
배성우는 곧 새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로도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현재는 또 다른 신작 ‘출장수사’ 촬영에 한창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올해 안에 개봉할 듯해요. ‘출장수사’는 3분의 2 정도 촬영이 진행됐죠. 그래도 ‘변신’ 찍고 한 달 반 정도 여유가 있어서 여행을 좀 많이 다녀왔어요. 가족들이랑도 가고요. 동생이 조직사회에 있으니까(배성우의 친동생은 SBS 배성재 아나운서다), 그 휴가에 맞춰서 다녀왔죠(웃음). 여행을 많이 다녀오니까 확실히 힐링이 됐어요. 그러니 이제 또다시 열심히 촬영해야죠.”
jjy333jjy@newspim.com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