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출신, 삼수 끝 대학 입학
타오바오. 알리페이 등 중국인의 삶 바꿔놓아
은퇴 후 교육 사업에 매진
[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중국 ‘흙수저’의 성공 신화로 불리는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9월 10일 공식 은퇴한다. 마 회장은 가난한 집안 출신에 외모, 학벌 등 이렇다 할 스펙 없이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를 세워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로 일군 전설적 인물이다. 그가 만든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 모바일 결제 알리페이 등은 이제 중국인의 일상생활에서 빠져서는 안될 필수 생활 플랫폼이 됐다.
그런 그가 지난해 돌연 은퇴 선언을 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알리바바 창립 20주년인 2019년 9월 10일 알리바바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한 것이다. 마윈 회장의 은퇴 임박에 중국 매체들은 그의 알리바바 경영 일생을 대대적으로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마 회장은 삼수 끝에 겨우 들어간 항저우(杭州)사범대학을 졸업한 후 교직에 몸 담으며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항저우전자공업학교에서 영어, 국제무역 담당 교사로 7년간 교편을 잡았다.
그는 중국에서 인터넷 보급이 채 되지 않았던 시절 인터넷의 무한한 성장을 일찍이 알아보고 31살이던 1995년 교직을 박차고 나와 창업에 뛰어들었다. 그러곤 중국 최초의 인터넷 기업 ‘차이나옐로페이지’를 세웠지만, 얼마 못 가 실패를 맛봐야 했다.
하지만 마 회장은 좌절하지 않았다. 4년 뒤인 1999년 마윈은 동료 17명과 함께 항저우의 작은 아파트에서 기업 대 기업(B2B) 거래 회사인 알리바바를 창립했다. 이듬해인 2000년 인터넷 기업에 불황이 닥치면서 회사 도산 위기에 몰렸지만, 마 회장이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2000만 달러(약 238억원)를 투자 유치하는 데 성공해 회사를 위기에서 구해낸다.
마 회장은 2003년 개인 간 거래인 C2C 전자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를 선보여 알리바바를 급성장시킨다. 이 타오바오의 탄생은 기존에 오프라인 구매에 익숙해 있던 중국인들의 소비 습관의 변화를 가져왔으며, 중국 전체 소매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알리바바 로고 [사진=바이두] |
이듬해 타오바오의 결제 편의를 돕는 알리페이도 도입했다. 알리페이는 판매자와 구매자 간 거래를 중개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타오바오에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한 제3자 온라인 결제 플랫폼이다. 오늘날 알리페이는 중국인들의 삶 속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일부분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2009년 솔로의 날인 11월 11일 광군제에 애인이 없는 솔로들을 위로하기 위한 차원에서 처음 쇼핑 행사를 열었다. 광군제 쇼핑 행사는 해가 갈수록 규모가 커져 오늘날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에 버금가는 중국 최대 쇼핑데이로 거듭났다. 지난해 11월 11일 당일 하루 매출이 2135억 위안(약 35조원)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공을 발판으로 마 회장이 이끄는 알리바바는 2014년 9월 세계 증시 사상 최고의 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뉴욕 증권거래소에 입성했다. 알리바바의 주식이 상장 후 50% 이상 올라 시가총액이 대폭 상승하면서 마 회장의 자산도 급증했다. 이 덕분에 마 회장은 워런 버핏과 빌게이츠를 제치고, 2014년 한 해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억만장자로 이름을 올렸다.
2016년 마 회장은 순수한 전자상거래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며,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신소매’(新零售, 신유통)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해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를 계기로 중국 유통의 새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무인편의점, 매장 등이 생겨났다.
마 회장이 20년 전 창업한 알리바바는 이제 전자상거래 뿐만 아니라 소매유통, 클라우드컴퓨팅, 엔터테인먼트 등에 사업 진출하며 종합형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제 알리바바 회장직에서 내려온 마 회장은 본업인 교육업계로 돌아가 교육 사업에 매진할 것으로 전해진다. 교육 사업은 주로 마윈공익기금회, 후판대학, 윈구학교 세 곳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마윈공익기금회를 통해 낙후된 환경으로 교육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농촌 지역 학생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농촌 교육 사업은 오래전부터 마윈 회장이 관심 가져온 일 중 하나다. 실제로 지난 2015년 9월부터 마윈공익기금회를 통해 매년 사비 1000만 위안(약 17억원)을 출자해 농촌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지원하고 있다.
창업 사관학교 후판대학에서는 중국을 이끌어갈 차세대 경영 리더들을 양성할 계획이며, 비영리성 초·중·고 국제학교인 윈구학교를 통해 인재 양성에도 힘쓸 예정이다.
eunjoo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