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8월중 새 정부 경제정책·재정운용방향 발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구조조정 대상 거론…교육계 반발
"제도개편 근본적 전제는 성공적인 학교교육 지원"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재정운용방향이 다음달 발표되는 가운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시·도교육감을 비롯한 교육계의 반발이 크다. 교육계는 과거보다 학령인구는 줄었더라도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교육과 학생 맞춤형 복지 등 더욱 섬세한 교육이 요구되는 만큼 교육 예산을 함부로 줄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30일 정치권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다음 달 초중순 경제정책방향 보고회의와 국가재정전략회의를 동시에 주재하고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과 재정운용방안을 직접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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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초등학교 풍경. [사진=뉴스핌] |
이재명 정부의 재정운용 원칙은 '건전재정'과 '확장재정'으로 변경될 예정인데, 이중 확장재정에 따른 재원 마련 방안은 증세와 낭비·중복성 예산 구조조정 두 축이다. 구조조정 예산으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우선 거론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교육기관 및 교육행정기관을 설치·운영을 위해 국가가 교부하는 재원을 말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당해연도 내국세 총액의 20.79%가 자동 배분된다.
재정당국은 교부금의 주요 수혜자인 학령인구가 저출산 영향으로 급격히 줄고 있는 점을 축소 근거로 들고 있다. 반면 교육계에서는 학령인구 감소가 지방교육예산 축소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AI 발달에 따른 디지털 교육, 학생 정신건강 지원 필요성 등 과거보다 더욱 섬세한 교육과 복지가 요구되고 있다. 학령인구가 감소했다고 교육 예산을 줄이는 건 다소 단순한 판단"이라며 "벌써 형편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교원 연수부터 중단하고 시설 투자를 줄이는 등 교육의 질 저해가 현실화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미 서울권 외 시·도교육청에서는 세수 결손에 따른 교부금 삭감으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집계에 따르면 2023~2024년 정부 세수 감소로 18조원의 교부금이 깎여나갔다.
480억원 가량의 교부금이 삭감된 울산시교육청은 사업지 지출 구조조정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충북교육청 역시 올해 780억원의 교부금이 감액, 지출구조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같은 기간 1070억원의 교부금이 감액된 인천시교육청은 교육감 핵심 공약에 들어가는 예산도 축소할 방침이다.
시·도교육감협의회 측은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육재정을 비례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은 현재 학교가 처한 교육 여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접근"이라며 "학생수는 줄고 있지만 장애 학생 및 이주배경 학생 등의 증가 등으로 학생 한 명에게 필요한 교육과 돌봄, 맞춤형 지원은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학급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방교육재정 제도의 개편 방향의 대전제는 성공적인 학교교육 지원이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선호 한국교육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개편하고자 한다면 근본 전제는 성공적 학교교육 지원이 가능하도록 설계돼야 한다는 점"이라며 "최근 논의에는 성공적 학교교육에 대한 고민 없이 학생 수 감소와 내국세 변화에 따른 급격한 재정 증가만을 문제시하고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교육재정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교육분야에서의 효율성 분석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짚었다.
이어 "지방교육재정의 확보 및 배분 방식에 대한 전면적 개편은 적정 수준의 교육 지원을 위한 기준 마련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jane9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