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첫 상용국으로 의미 있어...5G 오픈랩 통해 중기 지원"
"보안 논란, 근거 없어...정부 협의체 참여해 해소하고 싶다"
[뉴스핌=상하이(중국)] 심지혜 기자 = 화웨이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정받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5G 장비 보안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정부 검증에 적극 협조하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과의 상생관계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중국 상하이에서 한국 언론 대상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 (왼쪽부터)안젤라 린 한국화웨이 대외협략 및 홍보 본부장, 송카이 화웨이 대외협력 및 커뮤니케이션 사장, 멍 샤오윈 한국화웨이 CEO, 최종배 한국화웨이 홍보 이사. [사진=심지혜] |
◆ 한국 시장 중요...'투자 확대'·'중기 협력' 약속
멍 샤오윈 한국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19일 중국 상하이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에서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기자간담회에서 "화웨이가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매출 비중은 0.4%밖에 되지 않지만, 한국은 5G 첫 상용국으로 의미가 있다"며 "화웨이에겐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송카이 화웨이 대외협력 및 커뮤니케이션 사장은 "한국 시장은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아도 서플라이체인(공급망) 측면에서 보면 중요하다"며 "가장 먼저 5G를 상용화한 만큼 응용 분야나 적용 분야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생태계 조성을 위해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일차적으로는 지난 5월 말 개소한 5G 오픈랩을 통해 투자한다. 이를 통해 5G 오픈랩에 참여하고 있는 중소 통신장비 업체들의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해외 진출도 돕는다.
멍 CEO는 "화웨이는 지난 몇 년간 한국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했다. 삼성,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중소기업으로부터 (부품 등을)구매하고 있다"며 "지난 4년간 화웨이가 한국에서 구매한 금액은 25조원 규모로 지난해에는 12조원으로 일부 중소기업에겐 화웨이가 가장 큰 고객"이라고 말했다.
R&D센터 설립도 고려중이다. 최종 결과는 내년 상반기 발표한다. 멍 CEO는 "화웨이는 한국에서 한국을 위한 사업을 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한국에 500만달러(약 60억원)를 투자했다"며 "5G 오픈랩 시작 초기 단계라 진행 상황을 보면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R&D센터는 화웨이에 대한 한국 시장의 반응과 향후 가능성 등을 고려해 확정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 보안 논란, 근거 없는 추측..."스파이 행위 안 한다"
화웨이는 한국과 지속적인 협력관계 유지를 위해 미국 등에서 제기하는 통신장비 보안 우려를 적극적으로 해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족한 5G보안협의회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협의회는 5G 보안 정책을 논의하는 기구로 학계, 통신사, 제조사, 보안기업,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과기정통부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50여명으로 구성됐다.
멍 CEO는 "우리는 언제나 협조하고 참여할 의향이 있다. 테스트나 검증도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가 절대 백도어(비정상적인 절차로 시스템에 무단 침입할 수 있는 기능)를 설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보안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적 논리가 아닌 기술적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이 기술적 근거 없이 의혹만으로 화웨이를 제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 어느 나라와도 '화웨이가 스파이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협약을 체결할 의사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재차 확인했다.
송 사장은 "지난 8년간 영국 통신사와 함께 했지만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제품 검증도 진행했다"며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 '화웨이가 스파이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협약을 체결하길 원한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멍 CEO는 "화웨이는 '한국에서 한국을 위해서 사업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우리의 진실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자사 5G 기지국 장비가 기존 LTE대비 가볍고 설치가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심지혜 기자] |
◆ LTE이어 5G도 1위 가능...설치 기지국, 내년 7배↑
아울러 5G 장비 분야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투자 규모나 타사 대비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한 점을 바탕으로 LTE에 이어 5G에서도 점유율 1등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에 따르면 화웨이는 차기 통신표준인 5G NR(New Radio) 분야에서 가장 많은 1481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송 사장은 "5G에서는 화웨이가 앞서간다고 생각한다. 다른 기업들은 계약 체결을 공개하지 않는다"며 "화웨이는 54개 5G 계약을 체결했고 이 중 28개는 유럽에서 했다. 기지국은 현재 20만대 이상 출하했으며 올해는 60만대, 내년에는 150만대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는 삼성전자가 5G 장비에서 앞서가지만 장기적으로는 다시 1위 자리를 가져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송 사장은 "계속해서 시장 우위를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글로벌 LTE 시장에서 점유율 31%로 1위(지난해 기준)지만, 올해 상용화한 5G에서는 삼성전자가 37%로 1위이며 화웨이는 28%로 2위다(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합계).
한편, 화웨이는 처음으로 한국 기자들에게 5G 전시관 ‘갈릴레오’도 공개했다. 중국 광동성 선전시 화웨이 본사 K존에 위치한 갈릴레오에는 5G 장비와 기술, 5G를 통해 가능한 콘텐츠, 서비스 등에 대한 내용이 전시돼 있다.
이곳에서 화웨이는 자체 개발한 5G 기지국 장비(AAU)가 기존 LTE 대비 가볍고 설치가 간단하다는 점을 가장 강조했다. 소재 부품의 소형경량화로 40kg가 넘는 무게를 10kg 이상 줄였다. 이로 인해 기지국 설치 작업도 간소화 됐다. 기존에는 4명에서 6시간이 걸렸다며 2명에서 2시간이면 끝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