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학준 송다영 기자 =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 김모 씨를 계약직 채용 및 정규직 전환하도록 지시했다는 전 KT 관계자들의 증언이 잇따라 나왔다.
18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의원의 뇌물수수, 이석채 전 KT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3차 공판에 권모 전 KT스포츠단 경영지원실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김 의원 딸 이력서를 건네 받아 하급자에게 계약직 채용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자녀의 KT 채용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사 앞에서 자신을 기소한 검찰을 규탄했다. 2019.07.23. sunjay@newspim.com |
권 전 실장은 "당시 서유열 전 KT 홈 고객부문 사장의 호출을 받고 서초동에 가 '김씨는 김 의원 딸이다. 스포츠 학과다'라는 말과 함께 이력서를 건네받았다"고 진술했다. 이후 권 전 실장은 건네받은 이력서를 확인한 뒤 이모 전 KT 사무국장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의원 딸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지시도 받았다고 전했다. 권 전 실장은 "서 전 사장으로부터 '김 의원 딸을 정규직으로 만들도록 처리하라'는 전화가 왔다"며 "당시 너무 바빠 이 전 국장에게 빨리 담당하고 상의해 추진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 전 국장이 '김기택 전 상무한테 얘기하니 안 된다고 한다'고 하자, 김 전 상무에게 전화로 화를 냈다는 게 권 전 실장 진술이다. 권 전 실장은 "'서 전 사장 지시사항인데 빨리 되도록 해라'고 역정을 낸 것 같다"고 했다.
이 전 국장도 권 전 실장으로부터 건네받은 이력서를 하급자인 신모 전 KT 경영지원실 과장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펼쳤다. 이 전 국장은 '권 전 실장으로부터 김 의원 딸 이력서를 건네받은 후 신 전 과장에게 건네 줬느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신 전 과장도 이날 증인으로 나와 상급자로부터 김 의원 딸을 채용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신 전 과장은 "이 전 국장으로부터 김 의원 딸을 뽑으라고 지시를 받아서 행정처리를 했다"며 "그가 이 사람을 뽑으라고 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신 전 과장은 이러한 지시에 따라 채용 대행업체 측에 김 의원 딸 이력서를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채용 대행업체 측에 어떻게 이력서를 전달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면서도 "이력서든, 메모지든 뭔가 서류를 받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남부지법 / 뉴스핌DB |
이를 뒷받침하는 당시 파견인력 채용 대행업체 직원의 진술도 잇따라 나왔다. 김모 씨는 이날 재판에서 "당시 KT 스포츠단 인사담당자 신 과장이 김 의원 딸을 파견계약직으로 채용할 것을 결정한 뒤 연봉과 근무 시작일을 통보해왔다"고 했다.
김씨에 따르면 통상적인 채용 절차는 KT에서 채용 의뢰가 들어오면 기존의 인력풀에서 추천하거나 새로 채용공고를 올려 받은 지원자를 검토해 추천한다.
하지만 김씨는 "김 의원 딸은 따로 인력풀이나 자료로 관리한 인력이 아니었다"며 "만약 그랬다면 (인력풀에) 지원했던 이메일 이력서 양식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재판에서의 증언과 앞선 서 전 사장 등의 증언을 종합하면 김 의원은 서 전 사장에게 딸의 이력서를 건넸고, 서 전 사장은 권 전 실장에게, 권 전 실장은 이 전 국장에게, 이 전 국장은 신 전 과장에게 순차적으로 이력서를 건네며 김 의원 딸을 계약직으로 채용할 것을 지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또 다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 의원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며 "검찰이 내세우고 있는 서유열 전 KT 사장의 증언자 진술은 조작된 진술과 증언"이라며 "아무런 입증을 해내지 못하는 검찰의 주장은 이 기소가 정치보복적인 기소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과 이 전 회장에 대한 4차 공판은 이달 25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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