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114, 서울 전셋값 18주 연속 올라
전문가들 "분양가상한제·새학기·초저금리 등 영향"
[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를 찾는 대기수요가 쌓이자 수도권의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도 늘어 전셋값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도에 있는 신도시 등 주요 지역은 국지적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지난 25일 기준 0.02% 올랐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 6월 21일 상승 전환한 뒤 18주 연속 오름세다. 분당ㆍ판교ㆍ평촌ㆍ동탄ㆍ광교가 포함된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각각 9주 연속 전셋값이 강세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2019.07.30 pangbin@newspim.com |
특히 분양가상한제가 이날부터 본격 시행되며 전문가들은 인기 지역의 전셋값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ㆍ마포ㆍ용산ㆍ성동구가 유력한 분양가상한제 대상지역으로 꼽힌다. 경기도에서는 과천ㆍ성남(분당)ㆍ광명ㆍ하남시를 비롯한 투기과열지구가 분양가상한제 사정권에 들었다.
이들 지역에서 싼값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수요자들이 대거 전세로 눌러앉을 공산이 크다. 실제 과천에서는 최근 공공분양인 지식정보타운에 청약하려는 수요가 전세로 눌러앉으며 전셋값이 치솟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과천의 평균 전셋값은 6억2354만원이다. 1년 전인 작년 10월(5억4127만원) 대비 8200만원이 넘게 올랐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강남권과 경기 과천 등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 청약을 기다리는 전세 대기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반면 기존 세입자와의 재계약, 집주인들이 초저금리에 따른 월세 전환으로 전세 물건은 더 줄어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입주까지 최소 2년 이상 걸려 전세시장의 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실제 (무주택자들이) 분양에 당첨된다고 하더라도 입주까지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인기 지역은) 당장 수요가 줄어 전셋값이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공인중개업소들은 최근 수요는 치솟는 반면 들어가 살 수 있는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A공인중개업소 사장은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신축이든 구축이든 전세 매물이 씨가 말랐다"며 "한 집주인은 평균 시세보다 1억원이 높게 비싼 값에 전세를 내놓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계약됐을 정도"라고 말했다.
과천시 별양동의 B공인중개업소 사장도 "전세 문의가 치솟자 전셋값이 수천만원 이상 뛰었는데 집주인들은 계속 호가를 올리려고 해 거래가 쉽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