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ICBM시험 유예 당장 만족"
"북한도 트럼프 재선 바라고 있어"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이 최근 권력 핵심부 인사들을 동원해 대미 압박메시지를 던지고 있음에도 불구, 미국이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31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이 치러지는 내년 11월까지 미북관계가 지금처럼만 유지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북한 문제가 해결됐다고 믿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이 중단된 현 상태가 이어지기만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지난 4월 1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8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
아울러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의 핵실험·ICBM 시험발사 유예 조치가 언제까지 유지될지가 관건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등 더 큰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엄포'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북한은 스톡홀름 북미실무협상 결렬 이후 김계관 외무성 고문(24일)과 김영철 아태평화위원장(27일), '권력서열 2위' 최룡해 상임위원장(24일)을 앞세워 대미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이들 메시지의 주요 골자는 '미국의 새로운 셈법'이다.
반면 북미실무협상 이후 미국의 공식적인 대북 메시지는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언급하며 "중대한 재건이 일어날 것", "흥미로운 정보가 있고 많은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것이 전부다.
이와 관련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VOA에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리에 북한 관련 발언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북한 문제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줄어든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과 같은 문제는 대통령의 트위터 메시지나 대외 성명이 아닌 '신뢰할 수 있는 채널'을 통해 다뤄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