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외통위원들 "안보문제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타격 커"
"지소미아 종료, 경제적 타격 불가피"…미·일과의 경제마찰 우려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소미아는 한국과 일본이 안보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협정이다.
하지만 지소미아를 종료하게 되면 안보뿐 아니라 경제 문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일 안보 문제가 걸려있는 만큼 미국·일본과의 경제 마찰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은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안보문제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심대한 타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15일 서울 국방부에서 열린 제51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11.15 photo@newspim.com |
원 의원은 "미국의 추가적인 보복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철강, 자동차 등에 대한 무역 부문에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미·일 안보 동맹을 강조하며 지소미아 연장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밀어붙인다면 경제적 마찰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였다.
일본과의 추가적인 경제 마찰 우려도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지소미아가 종료될 경우 수출 규제의 고삐를 더 조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지난 7월 반도체 공정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내렸을 당시 규제 품목에 들어갔던 '불화수소'의 수출길을 완전히 차단해 국내 반도체산업 전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일 양국간 경색 국면이 심화되면서 향후 추가적인 보복 조치도 우려된다.
외통위 소속 정진석 한국당 의원은 "지소미아가 종료된다고 당장 일본이 추가 보복 조치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추후 강제징용 배상 관련 일본기업의 자산이 현금화될 경우 추가 보복이 발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의원은 "전에는 대기업이 타격을 받는 보복이었다면 (현금화 이후에는) 중소기업까지 영향을 받는 보복이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우리 정부로서는 현금화를 최대한 늦추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국장이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열린 한일 외교부 국장급 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19.10.16 alwaysame@newspim.com |
박원곤 한동대 교수도 "퍼펙트 스톰을 맞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미국은 거칠게 반응할 것이고 우리는 이에 일본 탓을 할 수밖에 없어 한일관계도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연말에 일본 기업의 압류자산 현금화 작업이 실행된다면 한일 협의 여지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며 "일본은 한국에 더욱 보복할 것이고 미국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압박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극단적인 안보·경제적 타격을 막기 위해 우리 정부가 선제적으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원유철 의원은 "국익을 위해 우리가 과감하게 먼저 지소미아 연장을 해야 한다"며 "미국도 연장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우리가 연장을 결정한 뒤 일본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가 함께 일본에 수출 규제를 해지하라고 한 목소리를 내는 전략을 써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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