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램시마SC', 유럽의약품청 판매승인 획득
알테오젠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1.6조원 기술이전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셀트리온, 알테오젠이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형태로 제형을 바꿔 개발해 내놓은 치료제가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투여가 편리하기 때문에 피하주사 제형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2019.12.03 allzero@newspim.com |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셀트리온의 '램시마SC'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판매승인을 획득해 유럽 31개국에 류마티스관절염 적응증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램시마SC는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를 정맥주사(IV) 제형에서 피하주사 제형(SC)으로 바꾼 제품이다. 인플릭시맙 성분 최초 SC 제형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가 약 10조원 규모의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맥주사는 정맥 속에 주사 바늘을 찔러 넣고 약물을 혈관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정맥이 혈관 깊은 곳에 있기 때문에 의료진이 투여해야 한다. 약물 투여시간은 4~5시간 정도 걸린다.
이와 달리 피하주사는 피부 아래 조직에 바늘을 넣고 소량의 약물을 투여해 투약시간이 짧다. 병원에 갈 필요 없이 환자가 직접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편의성 높인 피하주사 제형 시장, 계속 성장"
알테오젠은 지난 달 29일 글로벌 제약사와 정맥주사용 의약품을 피하주사용 의약품으로 변경하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기술에 대해 총 1조619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피하주사는 투여가 편리한 대신 한번에 주사할 수 있는 양이 적다. 콜라겐, 엘라스틴, 히알루론 등이 피부 아래서 지방세포와 혈관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혈관에 외부 물질이 주입되기가 어렵다. ALT-B4는 피부 아래 히알루론을 분해해 약물을 침투시킨다. 히알루로니다제는 분해되도 빨리 재생되는 특성이 있다.
계약에 따라 알테오젠은 ALT-B4를 공급하고 글로벌 제약사는 ALT-B4와 여러 바이오의약품을 혼합해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권한을 갖게 된다.
업계는 편의성을 높인 피하주사 제형 시장이 점점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알테오젠에 앞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를 개발한 미국 할로자임이 200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PH20'에 대해 허가를 받은 후 로슈, 박스터, 얀센, BMS,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와 총 7조원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셀트리온, 알테오젠 외 국내 바이오 기업 중에는 한올바이오파마가 자가면역질환 항체신약 'HL161'을 피하주사제형으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북미에서 그레이브스 안병증(GO)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중이다. 이수앱지스는 미국 카탈리스트 바이오사이언시스와 공동으로 B형 혈우병 치료제 'DalcA'의 임상 2상을 진행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치료제 제형을 바꾸는 것은 기술력을 가진 후발주자들이 시장에 가장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파급력이 크고 또다른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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