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올해 침울한 한 해를 보낸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내년에는 5세대 이동통신(5G)과 새로운 데이터 센터 수요 증가에 힘입어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서울발로 이같이 보도하며, 이미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이러한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11월 초 이후 지금까지 9% 올랐고,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13%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 마이크론도 14% 가까이 올랐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 메모리칩 부품 [사진=로이터 뉴스핌] |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업계 전문가들은 반도체 시장 사이클이 한동안 바닥을 다지겠지만,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반도체 수요 전망이 불확실해졌고 5G 출시도 복잡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 마이크론은 최악의 슬럼프가 지났다고 선언하며 희망적 신호를 보냈다. 지난 12개월 간 반도체 가격은 과잉공급과 스마트폰 판매 정체에 따른 수요 약화로 하락했다. 하지만 마이크론은 4분기부터 매출이 살아나고 있다며 48억달러(약 5조5872억원)의 매출을 전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클라우드 서비스 증가와 함께 데이터 센터가 늘어나고 있지만 상당수 반도체 기업들의 재고 수준이 이미 높고 내년 미국 대선 캠페인 도중 무역 갈등이 다시금 촉발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FT는 JP모간 리서치 책임자를 인용, "DRAM 가격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1개분기 빠른 내년 1분기에 반등할 것"이라며 "NAND 메모리 재고는 이미 올해 4분기 가격이 회복하면서 정상으로 내려왔다"고 전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지난 10월 세계 반도체 판매량은 366억달러(약 42조6024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13% 줄었으나 전월 대비로는 3% 가까이 증가했다. 4분기 들어 서서히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관은 올해 반도체 판매가 올해 감소한 후 내년에는 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서치 센터 CLSA의 애널리스트인 요시다 유는 "5G 서비스 시작과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대한 자본 투자 사이클이 맞물려 내년에는 메모리 수요가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한국 전자기기 제조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고통이 끝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반도체 설비 부품 제조업체인 서광테크놀로지는 10월 중순을 기점으로 주문이 늘어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지난해에 비하면 10% 가량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도원 서광테크놀로지 대표는 FT에 "회복 신호가 명확해질 때까지 투자를 늘리지 않겠다"며 "회복세가 얼마나 강력할지, 또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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