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의 잿더미 한가운데서 금융기관과 정부 당국으로부터 자유로운 존재로 탄생한 비트코인은 지난 10년 간 어떠한 자산군도 달성하지 못한 상승폭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31일(현지시간) 지난 10년 간 금융 자산의 왕좌는 주식도 상품도 채권도 아닌 암호화폐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듣도보도 못한 혁신
비트코인은 초반에는 각종 사기와 절도 등 스캔들로 인해 지하 세계의 화폐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일단 주류 투자종목으로 떠오르기 시작하자 어떤 자산군보다 강력하게 전진했다.
블룸버그 통신의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7200달러(약 832만원) 가량에 호가되는 비트코인은 2010년 7월 이후 지금까지 900만% 이상 상승했다.
급격한 등락을 거듭하기는 했지만 비트코인이 이처럼 어마어마한 상승폭을 기록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지난 10년 간 뉴욕증시의 S&P500 주가지수는 세 배 상승하는 데 그쳤고, MSCI 전세계지수는 두 배 이상 상승하는 데 그쳤다. 금 현물 가격은 25% 올랐다. 미국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에서 가장 선전한 종목들도 3000% 오른 것이 최대다. 모두 비트코인과 비교하면 보잘 것 없다. 비트코인이 이처럼 비현실적인 상승폭을 기록한 것은 물론 시작할 때의 가치가 거의 0달러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나카모토 사토시가 2008년 핼러윈 기념으로 비트코인을 창시했을 때 당초 취지는 전 세계 사용자들 간 전자 교환 수단을 만들겠다는 것이었으며 중심 통제 네트워크가 없는 것이 특징이었다. 대신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장부의 모든 거래를 추적하는 컴퓨터 네트워크가 운영한다. 상당수 혁신가들에게는 이러한 기술 자체가 비트코인에 매력을 느낀 요인이 되기도 했다.
또한 비트코인이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바꿀 것이라 믿은 신봉자들의 변하지 않는 신념이 작용했다.
암호화폐 대출 서비스 플랫폼 셀시우스네트워크의 알렉스 마신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암호화폐의 등장은 정교분리와도 같다. 화폐를 국가와 분리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것이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까지는 창시 이후 2년이나 걸렸다. 누군가가 비트코인으로 피자를 주문한 것이다. 하지만 한 번 물꼬가 트이자 비트코인은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가며 이를 추종하는 다른 암호화폐들이 우후죽순 나타났다.
비트코인은 2017년 초 1000달러를 상향 돌파한 후 그 해 여름에는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 때부터 비트코인 광풍이 불기 시작해 그 해 연말에는 1만4000달러를 웃돌았다. 하지만 광풍은 크래시로 이어져 2018년 초 3000달러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이내 랠리가 재개돼 2019년 여름에는 1만3800달러까지 치솟았다.
페이스북 리브라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 향후 전망은?
향후 비트코인의 생존 여부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어떻게 수용, 활용되느냐에 달려 있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주류 거래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 소수의 대형 소매업체들은 비트코인을 받고 있지만 당초 기대와는 달리 비트코인의 범용화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각종 사기와 절도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도 비트코인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의 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이므로 2020년대에는 암호화폐 범용화가 확실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가 주류로 떠오르면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의 규제도 그만큼 엄격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토큰 판매 플랫폼 코인리스트의 앤디 브롬버그는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화로서 스스로 미래를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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