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현1구역, 9일 시공사 재입찰…신사1구역, 11일 시공사 선정총회
중대형 건설사, 정비사업 수주경쟁 예고...성동구 한남하이츠도 주목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연초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의 시공권을 놓고 건설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신사1구역 재개발과 서울 성동구 한남하이츠 재건축조합은 시공사 입찰 또는 선정을 위한 총회를 실시한다.
우선 오는 9일에는 사업비 2조원 규모의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조합이 시공사 재입찰을 한다. 앞서 열린 시공사 현장설명회에는 1차 입찰에 들어온 롯데건설 외에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참여해 사업성을 분석해갔다. 입찰 마감은 오후 2시다. GS건설 관계자는 "아직 입찰 여부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갈현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감도 [자료=클린업시스템] |
작년에 열렸던 갈현1구역 1차 시공사 입찰에는 롯데건설, 현대건설이 들어왔다. 하지만 조합은 현대건설의 입찰 자격을 박탈하고 100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몰수했다. 현대건설이 조합에 대안설계를 제안하면서 건축설계도면 외에 공정별 도면을 제출하지 않았고 담보 초과 이주비(2억원) 보장을 비롯해 불법 소지가 있는 제안서를 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건설은 조합을 상대로 입찰 무효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지난달 이를 기각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만약 현대건설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됐다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갈현1구역 시공권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 연출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는 11일에는 두산건설, 금호산업이 서울 은평구 신사1구역 재건축 시공자선정총회에서 경쟁한다. 신사1구역 재건축 사업은 은평구 증산로17길 53-9(신사동) 일원 2만3174㎡에 지하 2층~지상 17층 규모의 공동주택 6개동 424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공사다.
공사비 예정가격은 921억1967만원(부가세 별도)으로 3.3㎡ 공사비는 450만원이다. 양사 입찰 비교표에 따르면 금호산업의 3.3㎡당 공사비는 449만원으로 두산건설(439만5000원)보다 다소 높다. 대신 금호산업은 조합원에게 평형 및 동·호수 우선 선택권을 부여한다.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과 금호산업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시공자 선정을 위한 합동홍보설명회에서 금호산업의 홍보영상만 상영됐기 때문. 조합 측에서는 두산건설 홍보영상에 문제가 있어서 금호산업 영상만 틀게 했다고 설명했지만 조합원들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두산건설의 재무건전성을 우려해 수주 가능성을 불투명하게 보는 시각도 있다. 두산건설은 오는 3월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되는 악재를 맞는다.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두산건설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두산중공업이 자회사 두산건설의 지분 100%를 확보하기로 한 것.
두산건설은 지난 2011년 이후 작년까지 매년 적자를 지속했다.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두산건설에 투입한 자금 규모는 1조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두산건설은 장기간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부문 매각과 구조조정을 거듭해 주요 인력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8일에는 현대건설, GS건설이 서울 성동구 한남하이츠 재건축 공동사업시행자 입찰에 참여한다. 한남하이츠 재건축은 성동구 옥수동 220-1 일대 4만8837.5㎡에 지하 6층~지상 20층 아파트 10개동 790가구를 신축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3419억원 규모며 공동사업시행 방식이다. 공동사업시행 방식이란 조합이 시행자가 되는 도급제와 달리 건설사가 시행자 지위를 갖고 사업을 공동 분담하는 방식을 말한다.
한남하이츠는 한강 조망권을 갖춘 아파트인 만큼 주요 건설사들의 관심을 받았다. 작년 10월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을 비롯한 대형 건설사가 참여했다. 하지만 작년 10월 31일 열린 시공자 입찰에 GS건설 한 곳만 들어와 유찰됐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건설사가 최소 2곳 이상 참여해야 경쟁입찰이 성립한다.
GS건설이 내세운 한남하이츠 공사비는 3419억원이다. 또한 무상특화금액 483억원, 사업추진비 950억원, 사업촉진비 550억원(금융비용)도 제시했다.
당시 입찰에는 현대건설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을 향한 정부의 합동 특별점검이 건설사의 특화설계안을 겨냥하고 있어 입찰을 미뤘다는 입장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용산구 한남3구역, 은평구 갈현1구역을 비롯한 서울 주요 재개발·재건축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건설사들의 경쟁이 과열되자 대상 지역을 중심으로 작년 11월 특별점검에 나섰다.
한남3구역 입찰에는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3개사가 참여했었다. 하지만 조합은 이를 무효로 하고 새 시공사 입찰에 나설 계획이다. 조합은 입찰 공고, 사업 설명회를 비롯한 시공사 선정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하며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들도 사업 수주에 필요한 제안서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정부가 (한남하이츠 사업장에)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할 경우 논란과 관계기관의 전수조사, 법적 분쟁으로 사업이 지연돼 조합원들의 재산에 큰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공들여 준비한 입찰 제안서의 지출이 정부 특별점검 결과 발표 이후가 돼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