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보다 전파력 높고 사스보다 낮아
"지역사회 전파 차단이 관건"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국내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면서,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인 사스와 메르스처럼 바이러스 종식까지 6개월 이상의 기간이 걸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일 오전 9시까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증상자는 490명이며 이중 15명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 2번 확진자는 증상이 완치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퇴원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바이러스 종식 기준에 따르면, 바이러스 잠복기의 2배가 경과되는 시점까지 추가 환자 발생이 없을 경우 해당 바이러스는 종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해당하는 메르스와 사스처럼 14일의 잠복기를 갖고 있어 최대 28일 동안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야 종식을 선언할 수 있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경기 수원시 팔달구보건소 직원들이 2일 수원역 앞 버스정류소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2020.02.03 origin@newspim.com |
◆ 9개월 걸린 사스·8개월 걸린 메르스
사스(사스 코로나바이러스)는 지난 2002년 11월 처음으로 발병해 이듬해 7월까지 9개월 동안 유행했다.
사스는 전 세계적으로 8000여명이 감염됐는데 특히 중국 지역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환자가 재채기나 기침을 할 때 발생하는 침방울로 전염이 이뤄졌고 37개국 774명이 사망했다.
한국의 경우 사스에 대한 대처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2015년 발생한 메르스는 상황이 달랐다.
중동호흡기증후군으로도 불린 메르스는 지난 2015년 5월 국내에서 첫 확진환자가 발생해 12월까지 8개월 동안 이어졌다.
지역사회 전파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지만 병원 감염이 대부분이었고 이 기간 동안 186명의 환자가 감염되고 38명이 사망했다.
메르스 사태 이후 병원들은 감염병 대비에 만전을 기하기 시작했다. 선별진료소와 음압병상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국가적으로도 감염병 대비를 위해 국가지정병상을 운영하며 감염병 유행에 대비했다.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월 12일 글로벌 인플루엔자데이터공유(GISAID)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공개했다. [사진=GISAID, IVDC, 중국CDC] 2020.02.03 origin@newspim.com |
◆ 메르스보다 전파력 높고 사스보다 낮은 신종 코로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전파력으로 볼 때는 메르스보다 높고 사스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확산지수(RO)는 1.4~2.5로 메르스의 0.4~0.9보다는 높고 사스의 2~5보다는 낮다.
치사율로 따지면 메르스가 20%대로 가장 높고, 사스 10%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4~5%(추정) 순으로 나타났다.
세 바이러스의 공통점은 8~9개월 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 시점에 관건은 지역사회에서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할 수 있는지 여부다. 정부도 역학조사를 바탕으로 유증상자의 지역사회 전파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갑 한림의대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메르스 수준이라고 하면 메르스 경험이 있는 만큼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지역사회 전파가 이뤄지면 대응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도 "정부의 재난위기 경보 기준에 따르면, 해외 신종감염병의 지역사회 전파가 확인됐으니 현재 상황은 '심각' 단계에 해당한다"며 "정부는 즉시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총력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