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에 도움 되는 지역이면 험지든 사지든 출마할 것"
"서울 종로 선거, 이렇게 수세적으로 치뤄선 안 돼"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에서 서울 종로 출마를 제안할 경우 이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는 입장에는 시종일관 변함이 없다"면서 "어느 지역이든 험지 출마를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워장은 "다만 험지라고 해도 연고도 없이 아무 의미없는 지역이어서는 안 된다"며 "의미있는 지역이라고 하면 어느 지역이 됐든 험지든, 사지든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종로는 의미있는 지역인가'라는 질문에 김 전 위원장은 "의미있는 출마지다. 한국 정치의 중심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사실상 당에서 결정할 경우 종로에서 출마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서울 종로 출마 후보자를 논의할 예정이다.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 여부도 함께 논의선상에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내에서는 황 대표를 종로가 아닌 다른 지역에 전략 공천할 경우 김 전 위원장을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황교안 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1차 대국민보고대회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0.01.31 kilroy023@newspim.com |
앞서 한국당 내에서는 황 대표의 종로 출마가 유력하게 검토됐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민주당 후보가 이낙연 총리로 확정된 상황에서 선거 승리를 위한 전략적인 검토가 다시 진행되고 있는 것.
그 과정에서 김병준 전 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김 전 위원장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20년간 거주했다. 또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도 청불회장을 역임하며 종로 지역 불교계와도 소통이 원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김병준 전 위원장에 면담을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형오 위원장은 김 전 위원장에게 종로 출마와 관련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까지 당에서 김 전 위원장에게 종로 출마를 제안한 단계는 아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종로 출마 문제는 황교안 대표의 출구전략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에 황 대표 본인의 의사부터 확실해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일단 위쪽에서 큰 방향이 정해져야 김 전 위원장에게 종로 출마를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도 "아직 당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어떤 결정이든 당락을 떠나 당에 도움이 되겠다 싶으면 받아들이고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공관위는 이날 회의에서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여부에 대해 최종적으로 의견을 모으고, 수도권 선대위 구성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 전 위원장은 "종로에서 선거를 수세적으로 치르면 전체 선거가 곤란해진다"면서 "종로 구민들 역시 선거가 의미있는 선거가 되길 기다리고 있다. 한국당도 공세적인 입장에서 선거를 치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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