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달러 강세, 기업 실적에 부담 주기 시작"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달러화의 예상 밖 강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에 이어 미국 증시에 또 다른 복병이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신종 코로나가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파를 우려했던 투자자들이 달러화 강세라는 또 다른 걱정거리에 직면할지도 모른다"면서, 작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등으로 약세가 전망됐던 달러화가 예상과 달리 강세를 보이면서 주가의 방향판 역할을 하는 기업 실적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달러화지수(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 6개월 추이 [자료= 인베스팅닷컴] |
현재 주요 1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WSJ 산출 달러화지수는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첫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달 10일에서 1.5% 올라 91.59로 작년 10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말보다는 2.3% 올랐다.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미국 주식 등으로 몰린 까닭이다.
덕분에 미국 증시는 지난달 하순 저점에서 회복하기 시작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달러화와 함께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실적 발표에서 달러 강세의 부정적 효과를 언급하는 기업들이 부쩍 늘어나면서 미국 증시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 코카콜라, 포드 자동차, 3M 등이 달러 강세 우려를 언급한 대표적 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당초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기업들의 순이익은 올해 3~4분기에 걸쳐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합세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되는 작년 4분기에서 점차 개선돼 증가세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 것이다.
그러나 WSJ은 "세계 경제 성장세의 둔화와 달러화 강세의 결합으로 올해에도 기업 실적이 실망스러울 가능성이 커졌다"며, "스타벅스와 나이키 등이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 매장을 잠정 폐쇄한 가운데 달러화 강세는 기업들의 신종 코로나 여파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모나 모하잔 미국 투자 전략가는 "기업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논평했다. 뉴욕라이프 인베스트먼츠의 로렌 굿윈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기업 실적이) 예상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이는 시장에 위험 요인"이라고 했다.
달러화 강세는 신흥국 증시와 상품 시장에도 악재가 된다. 달러 표시 부채 상환 부담도 커져 신흥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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