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소비자보호 친화 전문가에 보험사들 긴장
대중인기영합적 소비자 보호 치중 가능성 커
암보험금과 GA 불완전판매 문제 대두 전망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저금리 장기화와 손해율 악화 등으로 힘든 보험업계가 금융당국의 감독 강화 움직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권한이 대폭 강화돼 '슈퍼 금융소비자보호처'라 불리는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에 보험업계에 우호적이지 않은 보험전문가가 임명됐기 때문이다.
또 업계 숙원인 해외투자 30% 완화 문제는 국회 파행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규제 강화로 이대로 가다간 '끓는 냄비속 개구리' 처럼 서서히 죽는 것 아니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은경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부터 조직이 대폭 강화된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급) 임기를 개시한다. 김 처장의 임기는 향후 3년이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김은경 금소처장 [사진=금융위] 2020.03.09 tack@newspim.com |
그는 한국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만하임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보험법 전문가다. 금감원 보험혁신 태스크포스(TF)에도 참여했으며, 금감원 분쟁조정위원과 제재심의위원 활동 경력도 있다. 외국계 보험사인 메트라이프 사외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보험산업 감독 혁신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며 약관 개선 부분을 담당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주요 보험사의 즉시연금 관련 분쟁조정위원회 활동당시에는 소비자 편에서 보험사의 약관 문제를 강하게 지적한 바 있다.
또 김 처장의 그간 논문 등을 보면 불완전 보험상품 판매 근절을 위해 모집인 단위에서의 교육이 필요하며, 비대면 등 판매채널 다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당장 암보험금 문제와 보험대리점(GA)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관련 이슈가 주요 현안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일반적 소비자 보호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에 가까운 소비자 보호를 우려하는 것"이라며 "분조위 활동 등을 통해 보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소비자쪽에 치우치지 않을 것이란 염려스러운 시각으로 기대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보험업계와는 별도로 일부 소비자단체들도 보험전문가인 김 처장의 임명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키코(KIKO) 사태,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에 최근 '라임사태'까지 은행이나 금융투자업 관련 현안이 많은데, 은행이나 증권 전문가가 아닌 보험전문가를 임명한데 따른 불만의 목소리다.
키코 공대위 관계자는 "DLF나 KIKO 모두 고난도 파생상품의 문제로 주로 은행들과 관련된 문제"라며 향후 상당 기간 금소처장이 풀어야할 현안은 금융투자업계 및 은행에 관련된 것인데, 보험 전문가가 금소처장으로 임명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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