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재정위기 때 공동채권 발행 못한 경험 있어
"제2 재정위기 막으려면 이번엔 발행하는 게 긴요"
[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코로나19(COVID-19) 충격에 대응키 위한 '코로나채권(corona bond)' 발행에 나설 전망이다. 코로나 채권은 유럽연합의 서로 다른 회원국들이 공동으로 발행하는 새로운 형태의 채권이다.
재정 여건이 서로 다른 국가들이 어떻게 부담을 나눌지에 대한 민감한 정치적 문제가 있어 2011년 재정위기 때도 합의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 발행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23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독일 베렌베르크은행의 플로리안 헨제 이코노미스트 "코로나채권 발행을 위해 사전에 정리해야 할 정치적 이슈들이 많기는 하지만, 어쨌든 공동발행이라는 터부는 깨질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EU국가들이 공동으로 코로나 채권을 발행할 가능성에 대한 진단이다.
지난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에도 이 같은 회원국간의 공동발행이 검토됐으나 합의되지 못했다. 독일이나 네덜란드, 오스트리아와 같은 회원국이 이탈리아, 그리스, 포르투갈과 같은 채무비율이 높은 회원국과 뒤섞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사태에 휩싸인 유럽연합의 상황이 '코로나채권'의 공동발행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어 이번에는 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이사 카를로스 코스타도 이날 "유로를 사용하고 있는 19개국은 코로나채권 발행에 대해 한번 더 심도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제2의 재정위기를 야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코로나채권의 발행이 긴요하다는 주장이다.
스페인 총리 페드로 산체스는 코로나채권 발행에 적극 호응했다. 산체스 총리는 "코로나19에 대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코로나 채권 발행은 실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의 국제경제학 교수 옌스 수데쿰은 "과거 재정위기에는 개별국가의 책임이 있었고 그것을 부담하는데 합의가 어려웠지만, 코로나19는 어느 특정 국가의 책임이 아니기 때문에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유럽안정기구(ESM)가 코로나19에 대응키 위해 회원국에 대해 신용을 제공할 경우 자금조달이 필요하고 이경우 코로나 채권의 형태를 취할 수도 있다.
헨제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키 위해 EU회원국 간의 상호지원은 당초 EU공동체 의식을 더 높여 향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깃발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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