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장기화 대응, '스마트워크' 도입
SKT, 출근시간 4부제...SK이노는 6일부터 정상출근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SK그룹이 이달부터 근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설정하는 '스마트워크' 체제로 전환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2월 말부터 한달 넘게 재택근무를 진행해 왔으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고 판단, 변화를 준 것이다.
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와 지주사 SK㈜는 이달부터 오는 6월 1일까지 '스마트워크'를 실시한다.
언택트 홍보 이미지 [사진=특허청 블로그 캡쳐] 2020.03.23 gyun507@newspim.com |
스마트워크는 일괄적으로 출퇴근 하던 기존과 달리 각자의 상황에 맞게 근무 시간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회의는 가급적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하고, 보고는 최대한 비대면으로 한다.
업무 효율 제고를 위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를 '협력 시간(Co-Work Time)'으로 정해 회의나 보고, 협업이 필요한 일은 이 시간을 활용하도록 했다.
선제적으로 전직원 재택근무를 실시한 SK텔레콤 또한 오는 6일부터 '디지털 워크'를 시작한다. 출퇴근 및 점심식사 시간을 4부제로 운영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최대한 많은 직원들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다. 시간 설정은 조직과 지역별로 상황에 맞춰 정하게 된다.
출근하는 대신 회의 및 보고 비대면화, 근무 좌석 최대 간격 유지 등은 철저하게 지키기로 했다.
양사가 재택근무 대신 새로운 근무 방식을 도입했지만 모든 직원에게 일괄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재택근무 연장이 필요한 경우에는 기존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전면 재택근무는 지난달 31일까지로 이날부터 5일까지는 디지털 워크 준비를 위한 준비기간으로 정했다"며 "각 조직별 상황에 따라 직원들은 출근하거나 재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우선 정부에서 강력하게 요구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인 오는 5일까지만 재택근무를 진행한다. 다음날인 6일부터는 정상 근무체제로 전환한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재택근무를 연장하거나 분산 근무제를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
SK E&S는 전날 재택근무를 종료했으나 오는 10일까지 한시적으로 분산근무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분산근무제는 직원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근하는 직원과 재택근무하는 직원을 절반씩 나눠 운영하는 것이다.
SK 계열사들이 이처럼 근무 형태에 변화를 주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24일 화상회의로 열린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최 회장은 "한 달 넘게 재택근무를 하다보니 많은 것들을 느끼게 됐다"며 "재택근무로 생활패턴이 바뀌는 워킹맘 등의 사례 등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연구, 체계적인 워크 시스템(Work System)으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또 지난 한달여간 재택 중심의 근무를 하면서 일부 업무 공백이 생기거나 효율이 저하되는 등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택근무를 위한 화상회의, 그룹통화, 클라우드시스템 등이 잘 갖춰져 있더라도 즉시 협업이 필요한 경우가 있어 완전히 대체하기도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재택근무에 대한 피로감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전처럼 완전한 정상출근을 강제하지는 않기로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스마트워크의 경우 코로나19의 새계적 확산과 장기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안전과 협업, 업무 집중도 증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택"이라며 "재택근무를 전면 종료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