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백화점·마트 손님 '뚝'...교통유발부담금 수천억원대 달해
총 1200억 혜택…롯데쇼핑 100억, 신세계 75억 수혜볼 듯
[서울=뉴스핌] 남라다·구혜린 기자 = "고객이 급감하고 임시 휴업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는데, 교통유발부담금 감면이 영업이익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부가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교통유발부담금을 30% 감면한다고 밝히자 유통업계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백화점·마트, 문화시설, 전시시설이 부담하는 교통유발부담금을 올해 부과분에 한해 30% 경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4차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제4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0.04.09 photo@newspim.com |
교통유발부담금은 대도시에 위치한 건물 또는 시설물에 대해 교통 혼잡을 유발하는 정도에 따라 매년 부과되는 준조세다.
그동안 유통업계는 교통유발부담금, 환경개선부담금 같은 준조세 부담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정부가 이에 화답하는 모양새다.
◆ 코로나19 타격 큰데…교통유발부담금, 의무휴업, 영업시간 제한 등 정부규제 숨통조여
현재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백화점은 올 1분기 30% 가까이 매출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는 그나마 생필품 수요로 인해 한 자릿수 떨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외출을 꺼려 오프라인 매장을 찾지 않는데다 비대면 소비 문화 확산도 매출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실적 압박에 교통유발부담금과 의무휴업, 영업시간 제한 등 정부의 규제가 더해 유통업체들의 시름이 깊었던 게 사실이다.
서울역 인근 서울 시내버스 모습.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실제 그간 대규모 유통업체가 부담하는 교통유발부담금 규모는 수천억원대에 달한다. 롯데백화점·마트·슈퍼를 운영 중인 롯데쇼핑은 지난해 교통유발부담금으로 410억원을 납부했다. 지난해 법인세(270억원)의 140억원 많은 규모다.
같은 기간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이 100억원 이상, 이마트가 150억원 이상으로 총 250억원 이상을, 현대백화점은 100억원 이상을 냈다. 교통유발부담금 규모를 공개하지 않은 홈플러스, 갤러리아, AK플라자 등까지 더하면 더 커진다.
정부는 1200억원의 세금 감면 혜택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롯데쇼핑은 100억원 이상, 신세계는 대략 75억원 이상, 현대백화점은 30억원 이상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추산된다.
◆ 업계 "환영, 실효성 크다" 반색…진정 안되면 실적악화 불가피
업계는 대체로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올 2~3월까지 백화점 매출이 30% 이상 감소했다. 영업 휴업 일수는 30일 이상이다. 백화점은 코로나 여파로 큰 타격을 받았다"며 "100억원 이상 교통유발부담금이 감면되면 영업이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단히 환영한다"고 반겼다.
또 다른 백화점 관계자도 "단순히 계산해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려면 20% 마진율이라고 하면 2000억원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며 "하지만 현재 코로나 시국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세금 감면 혜택으로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효과가 난다. 상당히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어려운 시기에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마트의 관계자도 "어려운 시기에 정부의 이런 정책은 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마트 종사자들에게 결국 이익으로 돌아갈 일이라 전반적으로 환영할 일"이라고 전했다.
다만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는 한, 실적 악화는 계속될 것이라는 걱정 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처럼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지 않는다면 실적은 더 악화될 것"이라며 "이미 온라인에 밀려나 있던 오프라인 업체들은 생존 위기에 처해 있다. 코로나가 진정되지 않으면 2분기에 실적이 더 떨어질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