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수요 급감+저장공간 부족' 우려 여전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원유 선물 근월물 가격이 만기일 직전인 20일 아시아 거래에서 20% 급락하며 배럴당 15달러선을 깨고 내려갔다.
이날 오전 한때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 가격은 지난 주말 종가보다 20.8% 급락해 1999년 이후 최저치인 배럴당 14.47달러로 떨어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우리시각 오후 2시 부근 WTI 5월물은 지난 주말 종가보다 3.52달러, 19.3% 내린 14.75달러를 기록 중이다. 새로운 근원물이 될 6월물은 1.31달러, 5.2% 넘게 내린 23.72달러에 거래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근월물인 5월물 계약 만기일(오는 21일)이 임박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COVID-19)발 수요 급감 전망과 글로벌 원유 저장 공간 부족 우려로 부담을 받고 있던 상황에서 이 같은 요인에 의해 낙폭이 더욱 커졌다는 얘기다.
웨스트팩의 로버트 레니 글로벌 시장전략 책임자는 "오늘 손실의 대부분은 만기일 도래 때문"이라며, "리스크는 6월물 WTI가 향후 수 거래일 내 20달러 밑으로 떨어질지 여부"라고 전했다.
WTI 등 국제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의 사상 최대 규모의 감산 합의에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2일 OPEC+는 5~6월 두 달 간 하루 970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했다. 이같은 합의는 이후 감산 규모를 점차 줄이는 방식으로 2022년 4월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제프리스의 제이슨 가멜 애널리스트는 "(원유 업계가) 적어도 1990년대 말 이후 최악의 거시 환경에 직면했다"며, 올해 2분기 WTI 전망치를 배럴당 19달러로 하향했다.
미국 텍사스주(州) 미드랜드 인근에 위치한 퍼미안 분지에서 원유 펌프가 작동하는 모습. 2017.03.05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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