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현대로템 등 저신용기업(BBB등급)
대한항공은 하반기에 회사채 신속인수제 이용할 듯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정부가 국책은행을 통해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무려 7년만에 부활이다. 5조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저신용기업(BBB등급)이 주요 수혜기업이 될 전망이다.
[사진=KDB산업은행 사옥] |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은 지난달 27일부터 회사채 신속인수제 희망 기업의 신청을 받아 이르면 금주 중 첫 지원대상을 선정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회사채 차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신용기업이 주 대상이 될 것"이라며 "유동성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한 신속하게 집행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는 만기 도래 회사채 상환을 위해 기업들이 사모 방식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면 산은이 80% 인수해 기업의 상환 리스크를 줄여주는 제도다. 나머지 20%만 발행 기업이 자체 상환하면 돼 부담이 적다. 회사당 최대 2000억원씩 최장 3년을 차환해준다.
지원 금액은 총 5조5000억원 규모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코로나19발 신용경색에 시달리고 있는 BBB등급 이하 비우량기업 회사채 차환에 도움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간 금융당국이 발표한 회사채 지원방안은 최소 A등급 이상의 기업만을 대상으로 했다.
구체적인 회사채 신속인수제의 지원 대상은 A등급에서 BBB등급이 될 전망이다. 우량 회사채인 AA급은 채권시장안정펀드(20조원) 등에서 지원하는 만큼 여기서 소외된 저신용 기업들이 주요 지원 대상으로 거론된다.
우선 이번달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가운데 A등급 이하 기업으로는 코오롱인터스트리(1300억원)가 유일하다.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BBB등급 기업은 현대로템, 한양, 한진, 두산중공업, 화승알앤에이, SK해운 등이다. 이들은 기업은 특히 정부가 경제를 위해 반드시 살리겠다고 강조한 7대 기간산업(항공, 해운, 일반기계 등) 업종에 해당돼 수혜 받을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 역시 회사채 신속인수제의 수혜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회사채 만기는 8월 1850억원, 11월 700억원으로 총 2550억원 규모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최근 항공업 지원 간담회에서 대한항공의 회사채 신속인수제 지원 여부에 대해 "2000억원 규모가 하반기 차환이 돌아오고 있어 예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회사채 신속인수제가 부활한 것은 무려 7년만이다. 외환위기 시기인 지난 2001년 6개 기업(하이닉스, 현대건설, 현대유화, 쌍용양회, 현대상선, 성신양회)을 대상으로 1년간 3조원 규모로 첫 집행됐다. 이후 2013년에는 건설과, 조선, 해운 등 경기취약 업종의 한계기업에 총 6조원이 투입된 바 있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