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고민은 담았지만, 대규모 진흥책은 "글쎄"
'확률형아이템' '신기술 대응' 등 업계 고민은 반영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5년마다 발표되는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이 지난 7일 발표됐다. 코로나19로 예상보다 늦게 발표된 만큼 업계의 기대감은 컸지만, 파격적인 진흥 대책은 안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논란이 됐던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자극적인 게임 광고 제한' 등이 포함된 점을 업계 관계자들은 주목했다. 또한 경미한 내용 변경에 대한 부담을 더는 '내용수정신고 제도 개선'이 들어간 점 등이 꼽혔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문화체육관광부] |
아울러 정부가 직접 블록체인이나 클라우드 등 신기술 기반 게임에 대한 대책을 언급했다는 점을 고무적이라고 봤다. 블록체인 게임은 이미 세계적 흐름이나 국내선 '사행성' 등을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아 지난해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복수의 게임 업계 관계자는 "5년을 바라보는 게임 산업 가이드라인이지만 지금까지 나왔던 내용들을 종합했다는 느낌을 가장 먼저 받았다"며 "진흥 대책이지만 파격적으로 밀어주는 것보다는 여러 분야를 조금씩 건드리고 지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그간 게임 업계가 호소해왔던 문제점들이 반영돼 있어 정부가 업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게임산업법 개정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 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법제화에 주목했다. 게임 기업은 게임 다운로드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과 같은 수익 모델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정확한 '뽑기 확률' 공개 법제화는 기업 입장에선 큰 변화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이 무엇인지 어떻게 정의를 내릴지, 어떤 식으로 공개 의무를 부과할지가 업계의 관심사"라며 "지금은 자율 규제를 지키면서 가이드라인 발표를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신기술 대응 등급 마련 계획에 대해선 "설마 했지만 반가운 내용이었다"며 반겼다. 진흥계획엔 신기술 기반 게임 특성을 고려한 등급분류 기준을 세우고, 불법적 이용 발생에 대한 사후관리 전담 조직을 신설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한 블록체인 게임 관계자는 "블록체인 게임을 만들었지만 블록체인 기술, 암호화폐 자체를 '사행성'으로 보는 시선 때문에 답답했었다"며 "암호화폐 정체성을 빨리 정해 등급분류 기준을 정해 주면 좋겠다. 기대가 커졌는데 또 실망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게임 업계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중소개발사에 대한 지원책이 시의적절하게 시행되길 바란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정부는 성장 유망한 중소게임기업 자금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모태펀드 문화계정 내 '게임 전문펀드'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가능성이 보이던 게임 개발사들도 순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는 사례를 많이 봤다. 중소개발사들에겐 작은 금액이지만 그게 산소호흡기 같은 역할을 한다"며 "민간 업계가 할 수 없는 모험적인 투자를 정부가 나서서 해준다면 더 많은 게임사가 활로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