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갈등 해소...T1 4개구역 조만간 재공고
현대百에 20억원 차로 밀린 신세계...2차 경쟁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신세계디에프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사업권 재계약에 실패한 데 이어 제주 시내면세점 사업을 무기한 연기하는 등 잇단 악재를 만났다.
신세계디에프는 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간 임대료 갈등이 해결됨에 따라 인천공항면세점 2차 응찰로 사업영역 만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제주면세점 사실상 포기?...내달 기재부 결정 확인해야
4일 신세계디에프에 따르면 이 회사 경영진은 지난 1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부터 추진한 제주 시내면세점 사업을 잠정 보류키로 했다. 본래 신세계디에프는 이날까지 사업 계속 여부를 부지 매매 계약 상대에 알려야 했다.
신세계디에프 1분기 실적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6.02 hrgu90@newspim.com |
신세계디에프에게 이번 결정은 뼈 아픈 일이다. 일단 지난해 7월 부지 매매 계약을 맺은 A교육재단에 계약 해지로 인한 위약금 20억원을 물어줘야 하는 출혈이 있다. 시내면세점 입점 부지 심사 등 사업 추진으로 지출한 비용도 만만찮다.
신세계디에프는 완전한 사업 '포기'는 아니라고 못박았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제주 시내면세점 사업은 회사가 굉장히 열의를 갖고 있는 사업"이라며 "코로나19 상황에서 신규 특허가 언제 날지 모르니 잔금 치르는 부담을 줄이고자 잠정 보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디에프가 제주 시내면세점 설립 추진을 계속할 수 있을지는 내달 기획재정부 결정에 달렸다. 당초 기재부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는 지난 5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연기된 상태다. 위원회가 제주 시내면세점 특허 수를 늘려줘야 신세계디에프가 관세청에 심사 신청을 할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역별 관광통계 발표가 코로나19로 한 달 미뤄지면서 위원회 개최 시기도 미뤄졌다"며 "통계 데이터가 이달 중 발표되므로 이를 수렴한 뒤 제도운영위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2일 인천공항공사와 대기업 면세사업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왼쪽부터)이갑 호텔롯데 대표,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 한인규 호텔신라 사장. [사진=인천공항공사] 2020.06.02 hrgu90@newspim.com |
◆'눈치게임' 인천공항 재입찰...또 4社 경쟁 치열할 듯
신세계디에프는 지난 3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사업권 경쟁입찰에서 신생 사업자 현대백화점면세점에 밀리기도 했다. 기존 신세계디에프가 운영하던 패션잡화 판매 구역인 DF7을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운영하게 된 것.
인천공항공사에서 재입찰 공고를 내는 대로 신세계디에프는 기타 구역 응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고 대상 대기업 면세사업자 운영 구역은 총 4곳이다. ▲1차 입찰에서 기준임대료가 지나치게 높아 유찰된 DF2(향수·화장품) ▲신라·롯데면세점이 임대료 부담으로 실질 계약을 포기한 DF3, DF4(주류·담배) ▲현대백화점면세점 단독 입찰로 유찰된 DF6(패션·기타) 등이 해당된다.
공고 시점은 이달 안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자로 정부가 공항 내 입점사업자 임대료 감면 폭을 50%로 대폭 늘림에 따라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사업자간의 임대료 갈등은 해소된 상태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공개적으로는 내부 사정으로 공고 시점을 연기했다고 했으나, 사업자와의 임대료 갈등 원인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입찰에서도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대기업 면세사업자 4사는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공사는 사업능력 60%, 입찰가격 40% 비율로 제안서를 심사하나, 업계에서는 임대료를 높게 적어내야 승률이 높다고 확언한다. 1차 입찰에서 신세계디에프는 약 560억원을 제시, 이보다 20억가량 높은 금액을 적어낸 현대백화점면세점에 DF7을 뺏겼다.
다만 공사가 기준가격(최저임대료)을 수정하지 않는 이상 흥행이 어려울 것이란 반응도 나온다. 공사는 지난 1차 입찰시 DF2 최저임대료를 연간 1161억원으로 제시해 사업자를 모으는 데 실패했다. 코로나19 상황에 월 임대료 100억씩을 내며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단 반응이다.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대기업 3사 매출이 하루 1억원도 안 나오는 상황"이라며 "최저임대료가 낮아져야 상품마진, 인건비 등을 따져서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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