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중도 사퇴해도 최고위원 임기는 2년 보장받아
"대선주자 위한 룰 아니냐" 반대 의견도 나와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당대표와 최고위원의 임기를 분리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당 대표가 대선 출마 등을 이유로 임기 도중 사퇴하더라도 최고위원들의 임기는 2년이 보장되는 것이다.
관심이 컸던 당권·대권 분리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선에 나설 당 대표는 대선 1년 전 사퇴해야 한다'는 현재의 규정을 없앨 경우 특정 후보만을 위한 룰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거셌기 때문이다.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30일 4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 의원들이 지난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0.06.29 kilroy023@newspim.com |
장철민 민주당 전준위 대변인은 "오늘 최고위원 임기 분리 건을 의결했다"며 "예상대로 임기를 분리하는 방향으로 의결이 됐다"고 전했다.
기존 당헌 제 25조 2항에는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의 임기는 다음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로 한다'고 되어 있었다.
개정안은 '전국대의원대회' 앞에 '정기'라는 단어를 붙이는 내용이다. 즉 2년마다 돌아오는 정기전국대의원대회를 임기로 보는 조항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로써 당대표가 2년 임기 도중에 사퇴하는 일이 있더라도 최고위원들의 임기는 2년간 보장된다.
이 같은 개정안은 이번 8·29 전당대회에서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등 대권 주자들을 고려해 마련됐다.
이들이 대권에 나서려면 대선 1년 전에 당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 그런데 지금 규정으로는 당 대표가 사퇴하면 최고위원들도 동반 사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때문에 당권·대권을 분리하자는 이야기가 당 내에서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전준위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의 임기를 분리해 최고위원의 임기를 보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아직도 이견은 있다. 이날 전준위 회의에서도 이 같은 임기 분리 조항이 특정 후보들을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변인은 "이견이 있긴 했지만 너무 늦어지면 안 되니 이견이 있었다는 기록을 남기고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당헌·당규에 대한) 일종의 해석 논란이 있으니, 분리 선출의 취지를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지 않겠나. 당헌 개정 자체의 합리성에 집중하자는 의견이 다수의 지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의결된 개정안은 당무위원회와 중앙위원회, 전당대회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한편 전준위는 전당대회를 비대면 방식으로 치르기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장 대변인은 "구체화하는 이야기를 제일 많이 하고 있다"며 "전당대회를 통해 감염자가 확산되면 절대 안 된다는 목표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몇 만명의 당원들이 모이는 형식의 전당대회는 안 된다는 데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며 "다만 잠실 체종경기장을 빌려서 하는 만큼 1000명 정도 규모로 띄엄띄엄 앉아 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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