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실 "한·미·일 긴밀한 공조 중요…모든 지원 다할 것"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재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국 국무부는 5일(현지시각) "굳건한 한미일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일 간 분쟁을 해결하는 데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6일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 청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일본제철의 한국 내 자산을 압류하겠다는 한국 법원 결정이 공시송달을 통해 일본 측에 통보된 가운데 "한국과 일본은 이 민감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미국은 두 나라 모두의 친한 친구이자 동맹으로서 두 나라의 문제 해결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 대법원은 2018년 10월 30일 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재상고심에서 1억원씩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일본제철이 이 판결을 수용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원고 측은 같은 해 12월 일본제철과 포스코의 비상장 합작법인인 PNR 주식의 압류를 법원에 신청했다.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해 1월 피해자 4명의 손해배상 채권액에 해당하는 8만1075주의 압류를 결정했지만, 일본 정부가 자산 압류 결정문을 일본제철에 송달하는 것을 거부하자, 포항지원은 올해 6월 1일 관련 서류의 공시송달 절차에 들어가 그 효력이 지난 4일 0시부터 발생했다.
미 국무부는 이와 관련 "미국은 일본과 한국 모두의 동맹이자 친구로서 세 나라의 상호 관계와 3자 관계를 강하고 긴밀하게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세 나라는 북한의 도전을 포함한 공동의 역내 도전 뿐 아니라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의 다른 우선순위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그동안 한일 갈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관계 개선을 촉구하면서도, 두 나라 현안에 직접 개입하는 데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여왔다.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해 7월 일본 공영방송 NHK 인터뷰에서 "(한일 갈등 상황을) 중재할 예정은 없다"고 말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도 당시 "지금은 두 나라 관계에 개입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동맹 관리를 위해 한일 갈등을 중재할 미국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의회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엘리엇 엥겔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지난해 9월 한일 갈등에 대한 미국의 중재 역할을 촉구하는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송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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