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8.4조 증가...11년만에 최대 증가폭
은행 수신 17.3조 감소, 초저금리 속 예금 재예치 유인↓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최근 전세값이 뛰자 전세자금 수요가 늘면서 가계대출이 7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는 2004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분기말 일시적 대출 상환으로 증가세가 둔화됐던 기업대출도 11년만에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은행 수신은 초저금리 기조로 무려 17조원이 넘게 이탈하며 통계 편제 이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자료=한국은행] |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은 7조6000억 증가한 93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7월 기준으로 2004년 속보치 작성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가계대출에서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대비 4조원 증가했다. 주택 전세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은행 전세자금대출은 6월 2조5000억원에서 7월 2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주택전세가격지수는 2009년 10월 이후 계속 증가해 지난 7월 100.898(2009년 1월=100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1986년 1월 이후 가장 높다.
기타대출도 전세자금 조달 수요로 3조7000억원 늘었다. 지난달 3조1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기타대출 중 신용대출 증가폭이 가장 큰데, 주택관련 자금수요로 확대됐다"며 "이는 수도권 분양물량이 확대되고 전세자금마련을 위한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분양도 활발한 편이라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지 8월에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기업대출의 증가폭도 다시 늘었다. 기업대출 증가폭은 지난 3~5월 두자릿수를 기록하다가 6월중 1조5000억원으로 축소됐다. 그러나 7월중 다시 8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매년 7월기준 2009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대기업대출은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으로 증가 전환했으며, 중소기업대출은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과 부가가치세 납부에 따른 자금수요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한편, 은행 수신은 17조3000억원 줄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는 물론 통계 편제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이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수시입출식예금은 부가가치세 납부 관련 기업자금 인출로 인해 19조원 줄었다. 정기예금은 예금금리 하락 영향으로 7조원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예금금리가 많이 떨어지다보니 정기예금으로 재예치하는 수요가 많이 줄고 있는 가운데 지방정부에서 일시적으로 예치했던 예금이 빠져나갔다. 더욱이 계절적으로 부가가치세 납부 관련으로 수시입출식 예금 이탈이 맞물렸다"고 설명했다.
반면, 증권사 등 자산운용사에 예치된 수신잔액은 전월대비 16조6000억원 늘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분기말 BIS자기자본비율 등 재무비율 관리로 인출됐던 은행 자금이 다시 유입되면서 증가했다. 채권형 펀드는 증가 전환하고 주식형펀드는 감소폭이 축소됐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