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방한 일정 조율중…코로나19 등 교류확대 논의"
"시 주석 방한보다 미중갈등 속 한국 정부 입장 탐색할 듯"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楊潔篪)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이르면 다음주 방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정치국원이 서울에 온다면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연내 방한관련 논의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새로 짜여진 외교안보라인 인사들과의 상견례가 주요 일정을 차지할 전망이다.
13일 외교가와 여권 등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정부는 현재 양제츠 정치국원의 서울 방문 일정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양 정치국원의 방한과 관련한 질문에 "확인해 드릴 사항이 없다"며 일정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러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 최고위급 관료인 양 정치국원의 방한은 한중 양국의 의제와 일정 조율이 끝나야 공식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당 부분 방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현재 양 정치국원의 방한을 전제로 구체적 시기를 조율 중이며, 최종 일정 확정만을 남겨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양 정치국원 방한시 논의될 중요 의제에 대해 "아직 발표되진 않았지만 시진핑 주석 방한을 준비하기 위해 양제츠가 오는 것이라면 당연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 정부가 내린 한한령(限韓令) 해제도 당연히 중요한 의제 중의 하나로 논의될 것"이라며 "이 밖에 미중갈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끊긴 한중 양국의 교류확대 방안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한령은 중국 정부의 한류 금지령을 말한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2016년 7월 한국의 사드 배치가 확정된 이후 보복 조치로 적용되고 있다. 한한령 해제 움직임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시작됐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반면 한 외교부 전직 고위관리는 "양 정치국원이 방한할 경우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을 목적으로 온다는 예상이 많지만 최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주요국 정상들의 해외출장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국 정상들이 코로나 사태 이후 자국을 벗어난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 주석의 연내 방한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는 "양제츠가 왜 오는지 구체적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미중갈등 속에서 새로 구성된 한국의 외교안보라인 인사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한국 정부 입장은 무엇인지 등을 탐색하는 기회로 활용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양 정치국원의 방한이 성사되면 2018년 7월 비공개 방한 이후 2년여 만이다. 그는 당시 극비리에 서울을 방문, 한중관계 및 남북관계 현안을 협의하고 돌아갔다.
다만 한·중 양국의 코로나19 상황 등에 따라 양 정치국원의 방한은 물론, 시진핑 주석의 연내 방한 약속도 유동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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