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서 반박 발언 "중국 성명 기사 읽어보라"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가 시작된 2월부터 이미 코로나19의 공기 전염 가능성 등 공중 보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경시했다는 지적에 대해 "다들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며 맞받아쳤다
미국 CNBC방송은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코로나19는 공기를 통과해 퍼지며, 이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위해 백악관 내 브래디 언론브리핑실에 도착했다. 2020.09.10 |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코로나19가 공기로 감염된다고 말했을 때, 모두들 공기로 감염된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이건 큰일이 아니다"라며 "중국은 성명에서 '공기 전염병'이라고 발표했고, 나도 그걸 들었다. 나는 일찍부터 짐작하고 있었다. 기사를 읽어보라"라고 말했다.
기자들이 어떤 기사냐고 묻자 그 자리에 있던 백악관 관계자는 1월30일 자 타임(TIME)지 기사("A Timeline of How the Wuhan Coronavirus Has Spread—And How the World Has Reacted")를 가리켰다. 이 기사는 중국 당국자가 1월 7일에 중국인 가족에게서 공기 중 작은 물방울에서 바이러스를 격리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앞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은 자신의 신간 '격노(Rage)'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코로나19의 공기 전염 가능성과 공중 보건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란 점을 알고 있었지만 미국민에게 공포심을 주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를 경시했다고 폭로했다.
우드워드는 지난 2월과 3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들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면서 녹음 파일도 공개했다. 녹음 파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는) 단순히 공기를 통해 호흡해도 감염이 된다"며 "이것은 매우 까다롭고 예민하며, 흔히 앓는 독감보다 훨씬 더 치명적"이라고 우려의 뜻을 밝혔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이나 회의 석상에서는 "코로나19는 그렇게 심각한 것이 아니다" "독감처럼 시간이 되면 곧 사라질 것"이라며 이를 경시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후 우드워드의 폭로가 터지자 그는 "다들 알고 있는 얘기"라며 반박에 나섰다.
한편,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우드워드의 '비계시록 Non-Revealation')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만 책임을 묻는 매체들의 캠페인은 정치적 기회주의이니 유권자들은 전체 기록을 보고 판단하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경시는 너무나 공개적으로 잘 알려진 것이라 우드워드의 저서는 폭로랄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당시 백악관이 일반인들이 마스크를 살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지침을 내놓은 것도 사실이고, 낸시 펠로시 의장이나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도 그런 정도로 말했다"고 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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