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보낸 친서를 통해 두 사람이 다시 만난다면 "환타지 영화의 한 장면이 연상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CNN 방송은 9일(현지시간) 출간을 앞두고 있는 워터게이트 특종 보도로 유명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의 신간 '격노'의 내용을 사전 입수, 이같이 보도했다.
우드워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인터뷰및 백악관 주변 인물 취재를 통해 '분노'를 집필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 주고 받은 27통의 서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대중 집회 등을 통해 자신과 김 위원장이 '사랑에 빠졌다'면서 이 서신들을 '연애 편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CNN는 김 위원장은 서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거듭 '각하(Your Excellency)'라고 부르며 환심을 사려고 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방송은 또 김 위원장이 한 서신에 "우리 사이의 깊고 특별한 우정은 마법의 힘(magical force)처럼 작용할 것"이라고 적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다른 서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로운 북미 정상회담을 하게되면 "환타지 영화의 한 장면이 연상될 것"이라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북한에 대해 '전략적 인내' 정책을 구사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선 "개자식(asshole)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우드워드는 소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을 '김 위원장의 부동산'에 비유한 대목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핵 무기는 아끼는 집과 같은 것이라면서 "그들은 이것을 팔 수 없다"고 말했다.
'분노'는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안보팀이 지난 2017년 북한과의 핵 전쟁이 임박했을 수도 있다고 여기고 극도로 긴장했다고 전했다. 특히 제임스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은 비상 상황에 대비해 제복을 입은 채 잠을 잤으며 워싱턴 내셔널 대성당에 가서 거듭 기도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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