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보 이유로 경쟁시장청 심의 요구 가능
ARM 영국 본사 유지와 고용 보장 등 요청할 듯
[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미국 반도체회사 엔비디아가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 영국 ARM을 인수하는데 대해 영국이 까다로운 인수 조건을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은 시장독점 당국의 인수 심의를 요청하고, 나아가 ARM의 영국 본사 유지 및 고용 보장도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영국의 올리버 다우든(Oliver Dowden)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 장관은 엔비디아의 ARM인수 건에 '2002회사법'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 이럴 경우 이번 인수 거래는 영국의 시장독점 당국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영국 정부는 금융 안정, 미디어 다양성, 공중 보건, 국가 안보 등 4가지 이유로 기업의 인수합병에 대해 수개월이 소요되는 경쟁시장청(CMA)의 심의를 요구할 수 있다. 다우든 장관이 개입한다면 이는 국가안보 이유로 그렇게 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ARM그룹은 영국 방위 산업의 주요 공급업체이기 때문이다.
FT는 영국 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다우든 장관이 이미 CMA의 심의를 요구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전했지만, 또다른 측근은 아직은 결정된 바 없다고 다른 입장을 전했다.
4년 전 소프트뱅크가 ARM을 인수할 당시에도 몇몇 조건이 붙은 적이 있지만, 이번 CMA 심의는 그 때와는 차원이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정부는 4년 전 당시에는 ARM 본사 유지와 향후 5년간 13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을 요구했다.
ARM은 누가봐도 영국의 대표적인 기술기업이기 때문에 지금은 영국 당국이 매우 많은 사안들을 검토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인다. 한마디로 보리스 존스 영국 내각이 영국의 산업전략을 어떻게 이끌어가는지를 알 수 있는 사례라는 것이다.
지난 2016년 소프트뱅크는 320억달러를 치렀는데 이번에는 이보다 훨씬 높은 최저 400억달러(약48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매각가치와 대금지불 조건에 대한 합의가 마무리될 경우 이번 딜은 반도체 업계를 뒤흔들 공룡 탄생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이후 엔비디아는 시총 3000억달러(356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급성장해 대만의 TSMC, 한국의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세 번째 반도체 제조회사가 됐다.
엔비디아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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