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졸업생들 "응시기회 제한한 변호사시험법 위헌" 주장
헌재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하지 않는다"…헌법소원 기각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헌법재판소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 후 5년간 다섯 차례 변호사시험에 응시해 합격하지 못하면 더 이상 시험을 볼 수 없도록 응시기회를 제한한 현행 변호사시험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재확인했다.
헌재는 24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A씨 등이 제기한 변호사시험법 7조 1항 등에 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 선고기일을 열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 사건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헌재의 이같은 판단은 지난 2016년과 2018년에 이어 세 번째다.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의 모습. /김학선 기자 yooksa@ |
헌재는 "변호사시험 응시를 5년 내 5회로 제한한 이 사건 조항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며 "변호사시험 무제한 응시로 인해 발생하는 인력 낭비, 응시인원 누적으로 인한 시험합격률 저하 및 법학전문대학원의 전문적 교육효과 소멸 등을 방지하고자 하는 이 사건 한도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며 "응시 기회를 제한한 것은 입법재량 범위 내에 있는 적절한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응시기간이나 응시횟수를 제한하는 문제는 어떠한 절대적인 기준이 없다"며 "이들 조항이 변호사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자격을 과도하게 제약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자를 모두 변호사시험에 합격하도록 한다면 법학교육의 충실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변호사자격제도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될 수 있다"며 "이 조항이 일정 시점에 최종적으로 불합격을 확정한다고 해서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심판대상이 된 변호사법 7조 1항은 로스쿨 석사 학위를 취득한 달 말일부터 5년 내 5회까지만 변호사시험을 응시할 수 있도록 응시기간과 횟수를 제한하고 있다.
앞서 A씨 등은 지난 2014년 로스쿨 졸업 뒤 2018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변호사시험에 응시했으나 불합격해 더 이상 시험을 볼 수 없게 되자 해당 법 조항이 직업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청구인들 가운데 변호사시험 응시 자격이 남아있거나 이미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이들의 헌법소원은 심판 청구 자격이 없다고 판단해 각하했다.
각하는 헌법소원 청구 등이 적법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사건 청구 내용을 심리하지 않고 그대로 종료하는 결정을 뜻한다.
헌재는 아울러 또 다른 청구인들이 제기한 같은 법 7조 2항에 대한 응시제한 예외 규정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역시 각하했다. 해당 법 조항은 병역의 의무를 이행한 경우 응시기회 제한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청구인들은 병역의무 이행 외에 임신과 출산, 육아에 대해서도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