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 매출 9340억 기록...설립 시 목표 달성
百 출신 대표 임명...'3대 명품' 유치 적극 나설 듯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업황 가운데 창립 시 제시한 중기 목표 '매출 1조'를 달성했다. 올해 동대문에 이어 인천국제공항에 진출하면서 외형 확대로 인한 매출 증대 효과를 봤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당분간 외형 확대보다 내실 경영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신촌 및 판교 현대백화점 점장 출신인 이재실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내정하면서 '3대 명품' 유치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덩치 키우길 잘했네"...코로나19에도 1조 매출 달성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3분기 매출 5035억원, 영업손실 1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8.7% 증가했으며 영업손실액은 58억원 줄었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11.25 hrgu90@newspim.com |
3분기 매출이 세 자릿수 비율로 늘어나면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1조 매출 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은 9340억원이다. 전년 동기간 매출(5617억원)과 비교하면 66.8% 증가한 수준이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4분기 예상 매출은 6000억원대다.
'2020년 매출 1조'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문을 열 때 제시한 목표다. 초대 면세점 대표인 황해연 부사장은 2018년 10월 면세점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에는 매출 1조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3분기 매출 증가는 지난 2월 개점한 동대문점의 역할이 컸다. 올해 1월까지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일 평균 매출액은 20억원에 불과했으나, 동대문점이 추가되면서 3~5월 25억원, 6월 35억원, 7월 40억원, 8월 60억원, 9월 80억원으로 큰 폭 신장했다.
지난 9월 오픈한 인천공항점도 매출연동임차료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이은 신규 매장 오픈으로 바잉파워(buying power)가 확대되면서 내년 중 BEP(손익분기점) 달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부사장). [사진=현대백화점] |
◆판교百 출신 이재실 대표...'3대 명품' 유치 사활 걸 듯
황해연 대표가 면세점 매출 기틀을 잡으면서 신임 이재실 대표(부사장)의 어깨가 무겁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6일 2021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판교 현대백화점 점장 출신인 이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이 내정자는 명품 유치에 속도를 내면서 매출 증대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에서 상품본부 패션사업부장 등을 역임해온 그는 해외 브랜드 사정에 밝고 협상력도 갖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와 함께 박장서 영업본부장 전무와 곽준경 MD담당 상무도 이번 인사에서 각각 승진했다.
현재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명품 라인업이 경쟁사에 비해 빈약한 편이다. 무역센터점과 동대문점, 인천공항점에 다수의 명품·메스티지(준명품) 브랜드들이 입점돼 있으나, 세계 3대 명품(샤넬·에르메스·루이뷔통)은 전무하다.
3대 명품 유치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숙원으로 꼽혔다. 앞서 황 대표는 "사드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대폭 감소하면서 명품 브랜드는 신규 면세점에 입점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현대백화점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3대 명품을) 빠른 시간 내 입점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최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입찰에 불참하면서 당분간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 경영에 주력할 뜻을 알린 바 있다. 시내면세점 명품 라인업을 보강할 경우 내년 중 흑자 달성 시점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출신이 대표 자리에 앉은 만큼 명품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중장기 사업 추진 전략에 따라 당분간은 신규 점포들을 안정화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향후 예정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찰 등을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