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 생보사 2.4조에 52%나 시장 차지
"높은 기대 수익에 예적금 쓸어 담아"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변액보험 시장에서 미래에셋생명의 약진이 돋보인다. 지난해 변액보험 시장의 매출(초회보험료)의 50% 이상을 초과 달성했다. 업계는 MVP(MiraeAsset Variable Portfolio)펀드 등 글로벌 분산투자로 가입자의 수익률 제고에 힘써온데다 주가지수 상승 기조에 미래에셋생명 집중 현상이 있었다고 분석한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0월말 현재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 매출 1조2635억원을 기록했다. 변액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21개 생명보험사의 총 매출 2조4078억원의 52.5%에 달하는 수치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2020년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2021.01.21 0I087094891@newspim.com |
미래에셋생명 다음으로 푸르덴셜생명(2102억원, 8.7%), 메트라이프생명(1800억원, 7.5%) 등이다. 대형생명보험사인 삼성(306억원, 1.3%)·한화(48억원, 0.2%)·교보생명(260억원, 1.1%)은 중하위권에 그쳤다. 즉 외국계가 주도했던 변액보험 시장에 국내사로 미래에셋생명만 '나홀로' 질주를 하고 있는 것.
오는 2023년 새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에 대응해 각 생명보험사들은 지난 2017년 전후 변액보험 활성화를 위해 힘썼다. 그러나 미래에셋생명 이외의 보험사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변액보험은 장기 투자 상품으로 가입자가 낸 돈을 변액보험 내 펀드로 잘 굴려 높은 수익률을 내야 한다. 그러나 시장의 평균수익률(벤치마크지수) 이상을 지속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벤치마크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는 동시에 수익률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MVP펀드를 도입했다.
MVP펀드는 국내 최초의 일임형 자산배분 펀드이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을 개인 투자자가 일일이 분석해 시기별로 수익이 날 수 있는 투자처로 갈아타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MVP펀드는 계약자가 알아서 선택하는 소극적 운영에서 벗어나 자산관리 전문가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면밀히 점검하고, 분기별로 자산 리밸런싱을 실시한다. 전문가가 직접 운영하니 가입자 개인이 펀드 변경을 통해 운용하는 것보다 기대수익률이 높다.
MVP펀드 활성화로 미래에셋생명은 지속적으로 시장 평균을 우회하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에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가입자의 욕구에 부합할 수 있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유동성이 급증했다. 즉 시장에 돈이 많이 풀렸다는 것. 증가한 유동성은 은행 예적금이 아닌 증시로 몰렸다. 만기를 맞은 예적금 가입자가 다시 은행상품에 가입하는 대신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에 눈을 돌렸다. 이에 일시납 매출이 급증했다.
보험은 납입주기에 따라 일시납, 연납, 월납 등으로 구분한다. 일시납은 흔히 예적금 가입자가 모아둔 돈을 한꺼번에 변액보험에 맡길 때 증가한다.
마지막으로 사모펀드로 인한 풍선효과로 미래에셋생명이 수혜를 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사모펀드사태가 커지면서 은행은 펀드 대신 변액보험 판매에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기대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미래에셋생명을 많이 권했다는 시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 활성화를 위해 약 10년 전부터 준비를 했다"면서 "이번 주가지수 상승 시기에 본격적으로 수혜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높은 기대수익에 만기를 맞은 예적금 뭉칫돈을 쓸어 담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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