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조정장 속 4대 금융지주 주가 6~3% 상승
"금리 상승 속도 뿐 아니라 상승세 지속 기간도 주목"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국내 증시가 연일 조정 중인 가운데 금융주들이 강세다.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금리가 치솟자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선 올해 금리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금융주에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금리 상승 속도와 상승세 지속 기간, 중간배당 여부가 금융주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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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KB금융 주가 추이[캡쳐=키움증권 영웅문 HTS] 2021.03.09 lovus23@newspim.com |
지난 8일 장마감 결과, 코스피 지수는 2996.11으로 3000선이 무너졌다. 이런 조정장에서도 KB금융은 6.28% 오른 4만9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한지주는 3.68% 뛴 3만5250원, 하나금융지주는 3.63% 상승한 3만99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우리금융지주는 3.12% 오른 991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는 9일 역시 비슷한 상황. 대부분 종목이 낙폭을 보이며 약세인 가운데 금융주는 선방 중이다.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1조원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도 금융주에 한해선 러브콜을 보낸다. 3월 들어 외국인은 KB금융을 2378억원, 신한금융은 997억원 순매수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각각 669억원, 57억원 가량 사들였다.
금융주는 금리가 오를 때 수혜주로 꼽혀왔다. 금리가 뛰면 이와 연결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돼 은행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코로나19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일제히 낮추면서 NIM은 하방 압력을 받아왔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NIM은 2018년 2분기 고점 이후 최근까지 하락하기만 했다. 하지만 작년 4분기 일부 은행들의 NIM이 처음으로 개선됐다"며 "올해 1분기 업종 NIM은 전분기 대비 4bp(1bp=0.01%p), 2분기는 2bp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선 금융주 강세 지속 여부에 대해 △금리 상승 속도 △상승세가 이어지는 기간 △중간배당 여부 등이 변수라고 본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자체는 금융주에 악재가 아니다. 그러나 금리가 일정 수준을 넘어가게 되면 미국 중앙은행의 테이퍼링을 시작하게 된다는게 문제"라고 짚었다. 금리 상승이 급격히 이뤄질 경우 주요국의 긴축 정책을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를 촉발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실업률과 물가상승률도 같이 봐야겠지만 일단 벤치마크인 미 10년물 금리가 연방준비제도가 타깃하는 물가상승률인 2% 이상을 넘어가게 되면 유동성 줄이는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럴 경우 주식시장 전반에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금리 상승 속도를 주시하겠지만 사실 금리가 상승하는 기간이 더 중요하다. 금리가 단기간 급등했다가 내리는 것보다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이 오히려 투자자를 지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의 추세적 상승은 대출 이자 금리에 반영될 수 있어 부실화 리스크를 키우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중간배당 실시 여부도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포인트다. 금융권 관계자는 "분기 배당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단기간 운용수익을 내기도 좋고 주주가치에 많이 신경쓴다는 인식을 줘 주가엔 호재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금융지주들은 당국의 압박으로 지난해 배당성향을 다소 낮게 배정한 대신 특별배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환주 KB금융 CFO 부사장은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중간 배당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며, 신한금융은 이달 말 이사회를 통해 분기 배당을 정관에 추가할 방침이다. 작년까지 4대 지주 가운데 하나금융만 중간배당을 시행했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간배당)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에 분위기를 살필 것이다. 정부가 막지만 않으면 중간배당하겠다는 스탠스로 읽힌다"고 귀띔했다. 이어 "하반기에 경기가 급격히 침체되거나 은행이 부실이 발생하면 배당을 실시하기 쉽지 않겠지만 이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특별배당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박혜진 연구원도 "작년도 기말 배당이 예상보다 저조했기 때문에 6월에 메이크업하기 위해 중간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