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 2조367억·영업익 3706억...수익성 64분기째 성장
차 부회장, 공격적 M&A로 뷰티·생활용품·음료 3각 편대 완성…사업 리스크 분산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어떠한 외부 충격도 LG생활건강(LG생건)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는 없었다. LG생건은 올해 1분기 사상 최고 분기 실적을 거두면서 2005년 1분기부터 수익성이 64분기 연속 성장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LG생건이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매출 8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생건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증가한 2조367억원, 영업이익은 11% 늘어난 3706억원을 달성했다고 22일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10.5% 늘어난 2588억원을 기록했다.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2021.04.23 yoonge93@newspim.com |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퍼포먼스다. 앞서 금융권에선 LG생건의 화장품 부문의 성장을 점쳤으나 기저 부담효과로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의 이익 감소를 예상했다. 그러나 LG생건은 올 1분기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에서까지 매출과 이익을 모두 증가하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 LG생건, 전 사업 부문 성장세...뷰티 사업은 코로나19 이후 첫 성장
이번 실적에서 주목할 부분은 뷰티 부문의 실적 개선이다. 특히 뷰티 부문 매출이 성장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G생건의 올 1분기 뷰티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보다 8.6% 증가한 1조1585억원, 영업이익은 14.8% 늘어난 2542억원이다.
이번 실적은 대중국 수요 발(發) 화장품 부문이 성장을 주도했다.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후'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해 화장품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럭셔리 라인인 '로시크숨마'와 '더퍼스트' 역시 각각 40%, 64% 성장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생활용품 사업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 비중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6% 증가한 5207억원, 영업이익은 1.4% 늘어난 662억원을 기록했다.
손 소독제 물티슈 일회용 행주 등의 매출은 줄었지만 '히말라야 핑크솔트' '닥터그루트' 등 프리미엄 생활용품 브랜드가 전년 동기보다 각각 24%, 5% 성장한 영향이다.
특히 바이러스 접촉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세탁세제 브랜드 '피지'의 매출은 65% 성장했다.
음료 매출은 전년 동기 보다 2% 늘어난 3575억원, 영업이익은 6.9% 증가한 501억원을 기록했다.
코카콜라와 몬스터에너지 등 탄산음료 부문 매출이 전년보다 5% 성장했는데, 이 가운데 몬스터에너지의 마니아층이 유입되면서 약 40%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 LG생건, 올해도 '프리미엄' 전략 유지...올해 매출 8조 돌파 '목전'
64분기 연속 성장이라는 대기록의 배경에는 차석용 부회장이 있다. LG생건은 지난 2004년 차석용 부회장 임명 후부터 고속 성장을 거듭하면서 매출이 2004년 9525억원에서 지난해 7조8000억원으로 8배 가량 성장했다.
차석용 부회장은 M&A(인수합병)의 귀재로 불린다. 그는 부임 이후 약 30여건의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뷰티·생활용품·음료라는 3각 편대를 완성, 사업 리스크를 분산시켰다.
LG생활건강은 올해도 럭셔리 화장품을 앞세워 '뷰티 업계 1위' 자리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우선 LG생건은 올해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의 '버버리 뷰티' 수입·판매 사업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한다. LG생건은 '후' '숨' 등 럭셔리 화장품을 앞세워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만큼 버버리 화장품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이밖에도 중국 내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더페이스샵'은 클린뷰티 컨셉으로 MZ(밀레니얼+Z)세대 향 제품 라인을 강화하고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에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들의 판매 호조와 디지털 채널 성장이 지속됐다"며 "중국 내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더페이스샵은 클린뷰티 컨셉으로 온라인 채널 중심의 사업 전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업계에서는 LG생건이 올해 연매출 8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서 LG생건은 지난해 매출(7조8445억원)과 영업이익(1조2209억원)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신수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매출의 견조한 성장으로 인해 LG생건의 해외 화장품 매출이 28%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 고가 화장품 브랜드로 인정받은 만큼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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