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면·양치·샤워 매일 가능…화장실도 자유롭게 사용
육군 "국민 눈높이에 맞는 방역관리체계 구축할 것"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코로나19 예방을 이유로 신규 입소 훈련병들의 샤워를 무려 열흘간 제한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육군훈련소가 3일부터 입영 첫날 샤워를 허용하기로 했다.
육군은 지난 2일 오후 남영신 육군참모총장 주재로 열린 방역관리체계 개선 중간점검 회의에서 이같은 방침을 정했다.
논산육군훈련소 2021.03.31 kohhun@newspim.com |
육군에 따르면 앞으로는 생활관 단위 활동과 개인 방역수칙 준수를 전제로 세면과 양치, 샤워가 매일 가능하게 됐다.
또 화장실 사용도 기다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취침 간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없앴다.
이를 위해 육군본부는 예방적 격리조치에 들어간 훈련병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온수 샤워가 가능한 급수 및 샤워시설을 추가로 긴급 설치하고, 이동식 화장실과 야외 간이세면장 등의 시설물 설치를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육군은 코로나19 격리병사의 고립감 해소를 위해 휴대폰 사용시간 확대도 결정했다. 기존 평일 일과 이후와 주말에만 사용을 허용하던 것에서 평일 일과 중 사용까지 확대한 것이다.
육군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방역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군인권센터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훈련소에 입소한 훈련병들 가운데 입소 일주일 이상 샤워를 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한 누리꾼이 언급한 육군훈련소 지침에는 ▲KF94 24시간 착용 ▲화장실 예약제 ▲동기 대화 금지 ▲5~6일차에 첫 양치 및 8~10일차에 첫 샤워 등의 내용이 있었다.
이 누리꾼은 "이게 정말 21세기 선진국(군대)의 모습인가. 20세기 소련의 수용소와 다른 점을 모르겠다"며 "심각한 인권유린이 공론화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군인권센터도 "확인 과정에서, 용변 시간 제한으로 인해 바지에 오줌을 싸는 일까지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제보도 접수했다"며 "배변까지 '감염 예방'이라는 명목 하에 통제하는 상식 이하의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4월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상당히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다. 유감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