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회사가 권하는 '자차보험'은 정식 보험 아닌 유사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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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 김제주 씨는 지난해 제주도 여름휴가를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차량을 빌리면서 렌터카 회사에서 권하는 자차보험에도 가입했지만, 사고처리 비용으로 1000만원에 가까운 돈을 추가로 지불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도 제주도를 찾는 휴가객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 전문가들은 렌터카를 빌릴 때 업체에서 권하는 '자차보험' 가입 대신 본인의 자동차보험 특약을 활용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보험료도 저렴한데다 사고시 보상도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 렌터카 빌릴 때 가입하는 보험, 사실은 '유사보험'
김승동 기자 |
렌터카회사는 차량에 대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책임보험과 종합보험을 가입해야 한다. 책임보험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으로 대인보상1, 대물보상 등이다. 종합보험은 임의적으로 가입하는 것으로 대인무한·대물·자손 등이 있다. 렌터카회사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책임보험만 가입하고, 종합보험 가입은 소비자가 선택해 가입하도록 떠넘긴다.
제주도의 경우 조례(제주특별자치도 여객자동차운수사업 조례 제41조)에 따라 '차량손해면책서비스'와 자동차보험 '차량손해면책서비스' 둘 중 하나를 선택해 가입을 권할 수 있다. 렌터카회사는 더 높은 수익을 위해 '자차보험' 성격의 '차량손해면책서비스' 즉 자동차보험유사보험을 권한다.
김제주 씨가 가입한 상품도 유사보험인 '차량손해면책서비스'다. 자동차보험의 책임보험만 가입되어 있으니, 사고시 빌려간 차량에 발생하는 손해에 대한 책임을 자차보험으로 전가하라는 의미다.
렌터카회사는 통상 '일반자차보험', '완전자차보험'을 권하며, 통상 완전자차보험의 보상한도가 높다. 이에 렌터카보험에 가입하면 사고가 나도 처리가 깔끔할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사고가 나면 적게는 십 수만원에서 많게는 천만원 이상의 돈을 더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 완전자차보험 가입했는데 피해 발생 이유는?
렌터카회사에서 제공하는 '완전자차보험'에 가입했다고 해도 대부분 '단독사고'는 보상에서 제외된다. 또 사고 수리 기간 동안 해당 차량을 대여하지 못해 발생하는 '휴차료'의 일부도 소비자가 물어야 한다.
가령 김제주 씨는 원래 렌트비 50만원의 외제차를 5만원에 빌리면서 보상한도 300만원의 완전자차보험에 가입했다. 운전미숙으로 사고를 냈고, 500만원의 수리비가 나왔다. 때문에 보상한도 300만원을 초과한 200만원만 추가 부담하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렌터카회사는 김제주 씨에게 1000만원을 청구했다. 김제주 씨는 나무에 들이받는 단독사고였기 때문에 수리비 500만원을 전액 물어내야 했다. 약관에 단독사고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기 때문이었다.
또 수리 기간 동안의 휴차료 50%도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외제차 수리기간은 20일 걸렸고, 휴차료는 빌린가격 5만원의 50%가 아닌 원래 가격 50만원의 50%다. 이에 휴차료도 500만원(25만원×20일)이었다.
즉 김제주 씨는 차량을 빌리면서 렌터카회사에서 완전자차보험을 가입했지만 보장은 하나도 받지 못한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렌터카회사에서 권하는 자차보험은 사실 자동차보험이 아닌 유사보험"이라며 "각 렌터카회사마다 보상 내용이 다를 수 있고, 보상한도도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저렴하게 많은 보장을 받길 원한다면 렌터카를 빌리기 전 본인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사에서 '렌터카특약'에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0I0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