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열풍이 불고 있지만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20대 사이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들은 20대라는 이유로 백신 접종이 안 된다는 건 불공평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7일 0시부터 시작된 화이자 백신 사전 접종 예약이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목표 인원인 20만명에 도달했다. 당초 예약기간은 오는 15일까지지만, 마감이 1주일 가량 앞당겨졌다. 지난 1일 30세 이상 예비군·민방위 등을 대상으로 했던 얀센 백신 접종 예약 역시 18시간만에 마감됐으며, 지난 4일 마감된 60~74세 고령층 백신 접종 예약률도 80.6%로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백신접종 [사진=뉴스핌 DB] |
이처럼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열기가 높지만,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20대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들은 가족이나 지인들 소식으로 백신 간접 체험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취업준비생 김재현(27) 씨는 "대학 졸업 이후 취업 준비하면서 용돈벌이로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고 있지만 유동인구가 많아 손님들과 마주칠 일이 많은데도 20대라는 이유로 백신 접종이 안 된다는 건 불공평하다"며 "마스크 좀 벗고 다닐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일찌감치 군대를 다녀와 3~4살 차이가 나는 동기들도 있는데, 그들은 단톡방에 얀센 백신 접종 예약했다고 캡쳐를 올리더라"며 "같은 부대에서 생활하고 똑같이 전역해 같은 예비군인데, 나이대가 다르다는 이유로 못 맞는 건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방역당국이 백신 폐기를 최소화 하기 위해 도입한 당일 예약 접종 시스템도 20대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얀센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시 극소수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희귀혈전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정부가 30세 미만은 접종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윤주(29) 씨는 "이제 재택근무도 끝나 회사로 출근하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마다 가득찬 사람들을 보면 아직도 불안하다"며 "처음에는 부작용이 무서워 백신 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강했지만, 해외여행 등이 허용될 것이란 기사를 보면서 20대라 마지막에 접종하는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캠퍼스 생활을 전혀 즐기지 못하고 있는 대학생들 사이에선 더 큰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대학생 A씨는 "입학하고 학교에 나간 게 손에 꼽을 정도"라며 "올해부터 백신 접종이 진행된다는 말에 꿈에 그리던 캠퍼스 생활을 할 수 있겠다며 좋아했지만, 올해 안에 맞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또 다른 대학생 B씨 역시 "상황이 좀 나아지면 대학생활 좀 즐기다가 군대에 가려 했는데 후회된다"며 "군인은 화이자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기사를 보니 동기 중에 작년에 군입대한 친구가 떠오르며 부럽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