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김태진 기자 = 망상에 사로잡혀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둔기로 이장을 마구 때려 살해한 정신장애인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백승엽)는 23일 오전 11시 316호 법정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A(65) 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A씨가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범했고 재범 위험성과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치료감호에 처하게 했다.
대전법원종합청사 전경 [뉴스핌=DB] |
A씨는 지난해 6월 12일 오전 9시께 충남 논산의 한 마을 도로에서 논에 일하러 가는 이장 B(68) 씨에게 다가가 "왜 나한테 와서 내 중요부위가 발기되게 하느냐, 왜 이런 짓을 하냐"며 둔기로 B씨의 머리 등을 마구 때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정신장애 2급의 장애인으로 평소 B씨가 정신적으로 자신의 몸을 지배하고 중요부위를 발기시키는 방법으로 동성애자로 만들어 성관계를 하게 하고 '죽인다'는 환청이 들리게 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피고인은 항소심에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가해 행위 정도와 행위 이후 정황 등에 비춰보면 충분히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당방위 등의 피고인 주장에 대해 피해자로부터 부당한 침해를 받은 것은 사실이 없고 방어하기 위한 상당성도 없다고 밝혔다.
피고인의 심신미약이 아닌 심신상실 상태였다는 주장과 관련, 재판부는 망상과 환청으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로 보이고 상실 상태로 보이진 않는다고 했다.
양형부당에 대한 검찰과 항소인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생명을 침해하는 중대한 결과를 발생시켰고 그에 합당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피고인은 범행 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다. 유족은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고 피해 회복도 안 된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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