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 12일 영등포경찰서 출석
우정사업본부, 업무방해 등 혐의로 진 위원장 고소
"고소·고발로 노조 탄압" vs "사회적 합의 이행 무관"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지난 6월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촉구하며 서울 여의도 포스트 타워 점거농성을 주도한 진경호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위원장이 12일 경찰에 출석했다. 택배노조는 우정산업본부가 고소를 취하하지 않을 경우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라 양측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진 위원장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위반 및 업무방해, 퇴거불응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진 위원장은 경찰 출석 전 기자회견을 열고 "우정사업본부는 정부와 시민사회, 노동자들이 논의를 거듭해 만들어낸 사회적 합의정신을 부정하고 있다"며 "소중한 노력의 성과에 역행하며 무더기 고소·고발로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진경호 전국택배노동조합 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진 위원장은 지난 6월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 결렬과 관련해 여의도 포스트타워를 기습 점거하여 업무방해 및 퇴거불응,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다. 2021.08.12 kilroy023@newspim.com |
이어 "택배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한 투쟁은 정당했다"며 "집회 개최에 따른 감염 확산은 일어나지 않았고, 방역을 이유로 한 정부의 집회 규제가 과도하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택배노조는 방역법에 근거한 사법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일 사회적 합의를 하는 과정에서 현행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는 소지가 있다면 위원장이 달게 받겠다"며 "우정사업본부는 무더기 고소·고발이라는 부당한 노조 괴롭히기를 중단하고, 정부 기관으로서 사회적 합의를 선도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택배노조는 우정사업본부가 고소를 취하하지 않을 경우 내주 서울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박종석 우정사업본부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무기한 농성을 시작하겠다고 경고했다. 진 위원장은 "박 본부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걸고, 유인물 수백만장을 만들어 우본에서 자행되고 있는 파렴치한 노조 파괴행위를 알리겠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사회적 합의 이행과 택배노조 고소건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택배노조를 상대로 진행되고 있는 고소건은 지난 6월 7~18일까지 택배노조의 노조법 등 절차를 위반한 불법쟁의, 집단적 업무거부와 이로 발생한 손해배상, 우체국사 불법점거 등 불법행위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업무여건 및 처우개선을 위한 택배노조의 활동을 지지하고 적극 협조할 것이나 국민의 보편적서비스인 통상 및 소포우편물의 원활한 배달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기관으로서 법과 원칙을 벗어난 행동에 대해서는 엄중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소속 우체국택배 노동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포스트타워 로비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택배노조는 이날 예정된 과로사 대책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를 앞두고 '서울 상경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2021.06.15 mironj19@newspim.com |
앞서 택배노조는 우정사업본부가 분류작업을 택배기사에게 전가하지 않기로 한 사회적 합의기구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지난 6월 9일 파업에 돌입했다. 이후 택배노조 소속인 우체국택배 노조원들을 중심으로 같은달 14일 여의도 우체국 청사가 있는 여의도 포스트 타워 1층 로비에서 점거농성을 벌이고, 여의도공원에서 1박 2일 집회를 열었다.
2박 3일간 농성을 벌이던 우체국택배 노조원들은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중재안 잠정 합의 소식에 농성을 종료하고 해산했다. 그러나 우정사업본부는 농성을 주도한 진 위원장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업무방해, 퇴거불응 등 혐의로 영등포경찰서에 고소했다.
여의도 집회와 관련해선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와 노조법 위반 혐의로 광진경찰서 및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소·고발했다. 진 위원장 외에도 택배노조 윤중현 우체국본부장, 박대희 우체국부본부장, 이상훈 사무국장도 함께 고소했으며, 서울동부지법에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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