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부진에도 영업이익률 19% '막강'
폐열발전·순환자원 등 '친환경' 사업 갈수록 수입 짭잘
[서울=뉴스핌] 조석근 기자= 시멘트 업계에서도 유독 높은 쌍용C&E의 영업이익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쌍용C&E가 최근 발표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0%가량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19%로 전년 대비 4~5% 하락했다. 그러나 건자재는 물론 제조업계 전체로 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통상 매년 2분기가 시멘트 업계의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경쟁업체들 대비 두 배가량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시멘트 업계는 그 이유로 '친환경' 부문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꼽는다.
[서울=뉴스핌] 시멘트 이미지. [사진 = 셔터스톡] |
시멘트는 국내 탄소배출량 최다 업종 중 하나로 '친환경'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페비닐, 페트병, 폐타이어 등 순환자원 활용으로 전 산업계를 강타한 '원자재 쇼크' 충격을 최소화하는 한편 폐자재 수거로 수수료 수입까지 올리는 추세다. 쌍용C&E는 물론 시멘트 업계 전반이 친환경 사업에 군침을 흘리는 배경이다.
◆'원자재 쇼크'도 꼬리 내린 수익성 어느 정도?
13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쌍용C&E 지난 2분기 매출액은 4161억원, 영업이익은 793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2.5% 줄었다. 성수기로 접어든 데다 전방산업인 건설업 경기가 호전되면서 시멘트 판매 자체는 늘었다.
쌍용C&E 관계자는 "전년 대비 탄소배출권 매각이익 기저효과와 유연탄 가격상승 여파로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다"면서도 "순환자원의 연료대체 효과 등 환경사업 부문 영향으로 실제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개선됐다"고 말했다.
쌍용C&E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은 19.1%로 전년보다 4.3% 줄었다. 전년도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852억원, 907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3.5%에 달한다. 이날 기준 시멘트 업종 상장사 중 실적발표가 이뤄진 곳은 쌍용C&E 정도다. 쌍용C&E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4708억원, 2502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7%다.
[서울=뉴스핌] 쌍용C&E CI |
시멘트 업계 2위 한일시멘트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9743억원, 1328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3.6%다. 아세아시멘트의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7875억원, 753억원으로 영업이익률 9.5%를 기록했다.
성신양회 지난해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223억원, 212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2.9%다. 지난해 2분기로 한정하면 한일시멘트 영업이익률이 13.4%, 성신양회 12.9%, 아세아시멘트 12.1%, 삼표시멘트 10.9% 순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제조업계를 강타한 원자재 쇼크에서 시멘트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시멘트 생산 주원료는 석회석이지만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15%에 불과하다. 대부분 강원 태백·영월, 충북 단양 등 석회석 산지에 시멘트 생산공장을 두고 직접 채굴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체 원가 30%가량을 차지하는 유연탄이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데 국제 유연탄 가격은 톤당 117.2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상승했다. 유연탄을 들여올 벌크선 관련 발틱운임지수(BDI)는 3418로 11년만에 최고치, 올해 들어서만 두 배 올랐다.
[서울=뉴스핌] 시멘트 주요 5개사 지난해 실적 비교 |
시멘트 업계는 쌍용C&E가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이유로 친환경 사업 투자를 꼽는다. 원자재 쇼크가 무색할 만큼 시멘트 생산원가를 톡톡히 줄였다는 것이다. 쌍용C&E는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에 2016년 인수된 직후부터 친환경 부문에 대한 투자를 대대적으로 늘렸다.
우선 '폐열발전' 부문이다. 시멘트 생산에서 유연탄과 마찬가지 전체 원가 20~30%로 가장 많은 부분이 전력 소비량이다. 시멘트는 석회석, 석고를 1400~2000℃가량 소성로에서 구워 만든다. 쇳물을 만드는 용광로(1500℃)보다 높은 온도다. 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유연탄을 대량으로 태우는 한편 전기 가열이 이뤄져야 한다.
이때 발생한 고열을 자체 발전에 이용하는 폐열발전 설비를 확충하면서 전기료를 크게 줄였다는 것이다. 쌍용C&E 관계자는 "연간 전기료로만 1000억원이 들어갔다"며 "대기 중으로 방출하던 열로 전기를 생산하면서 전기비 27~28%를 절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순환자원 활용은 친환경 사업 핵심 부문이다. 2019년부터 1000억원을 들여 순환자원 처리 설비를 확충, 지난해부터 동해·영월 공장 내 5개 설비가 본가동에 들어갔다. 폐비닐 및 플라스틱, 폐타이어 등 석유화학제품 폐기물을 태워 시멘트를 굽는다는 것이다. 쌍용C&E 관계자는 "불순물만 없으면 오히려 유연탄보다 열효율이 높아 시멘트 생산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유연탄을 대체하는 것인데 쌍용C&E의 경우 연간 유연탄 소비량을 종전 150만톤에서 지난해 연말 연간 100만톤 수준으로 줄였다. 중장기적으로 기존 순환자원 대체율을 현재 30%대 후반에서 5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소성로는 워낙 고온이라 폐비닐, 폐타이어 등의 완전연소가 가능해 대기오염 물질까지 원천 제거할 수 있다"며 "탄소배출권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데다 폐자원 수거로 수수료 수입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쌍용C&E 동해공장 [사진=쌍용C&E] 2021.08.12 photo@newspim.com |
◆원가 및 탄소배출 절감, 수수료 수입까지 '1석 3조'
시멘트 업계는 철강, 정유, 석유화학 등과 함께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업종으로 분류된다. 그 때문에 순환자원 설비를 비롯한 친환경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추세로 국내에서도 탄소배출 규제가 대대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6월 시멘트 7개사가 산업은행과 협약으로 친환경 사업 투자를 위한 1조원 규모 지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쌍용C&E의 경우 지난해 폐자원 수집 등 친환경 사업 부문 매출액은 710억원으로 전체 4.8%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702억원으로 전체 28%를 차지했다.
그만큼 친환경 부문의 수익성이 크다는 것인데 쌍용C&E는 최근 중소 폐기물 처리업체 KC에코물류를 인수하는 등 친환경 부문 외연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올해 초 폐기물을 수집, 처리·가공하는 자회사 그린베인을 직접 설립하기도 했다.
한편 시멘트 업계는 지난달부터 레미콘, 건설사 대상 시멘트 가격을 톤당 7만5000원에서 7만8800원으로 5% 인상했다. 2014년 이후 첫 인상이다. 쌍용C&E를 포함한 주요 시멘트 업체들의 하반기 실적부터 반영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정부도 신도시 등 주택공급을 확대하면서 건설시장이 호전되고 있다"며 "시멘트를 비롯한 건자재 수요가 3~4분기 집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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