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8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문건 출처·작성자 밝혀라"
"與 진상조사, 얼마든지 응할 것…제 입장 밝히겠다"
'메이저 언론' 발언 논란…"처음부터 독자 많은 곳에 줘야"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8일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이 증폭되는 것과 관련해 "앞으로 정치공작을 하려면 제대로 잘 준비해서 하라"라며 "인터넷 매체나 재소자 들먹이지 말고 누가봐도 신뢰성 있는 사람을 통해서 문제를 제기하라"라고 일갈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고발 사주 의혹을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 측에 제보한 사람의 신상에 대해 알고 있다며 "어떻게 언론에 제보부터 한 사람이 갑자기 공익제보자가 되는가"라며 "폭탄을 던져놓고 숨지 말고 당당하게 나와서 문건의 출처와 작성자를 정확히 밝혀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또 검찰을 향해서도 "요건도 맞지 않은 사람을 공익제보자로 만드는 기관인가"라며 "공익제보라는 취지에 맞게 (제대로 해야) 하라"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불거진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1.09.08 kilroy023@newspim.com |
윤 후보는 이같은 의혹이 생겼을 때 자신을 국회에 불러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런 정치공적으로 저 하나를 제거하면 정권창출이 되는가. (국민들께서) 다시는 이러한 정치공작에 현혹되면 안 된다"라고 했다. 아울러 정치인들을 향해서도 "인터넷 매체에 한 번 보도됐다고 전·현직 대표와 국회의원, 위원장 등이 벌떼처럼 달려드는데, 차라리 저를 국회로 불러달라. 당당하게 제 입장을 말씀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입장 발표를 마친 뒤 '여당에서 진상조사를 한다면 응할 생각인가'라고 묻는 질문에 "(여당에서) 저를 현안질의에 소환한다는 이야기도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응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손준성 검사를 수사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신속하게 조사하길 바란다"고 했다.
윤 후보는 자신의 부인인 김건희 씨를 언급하며 "저의 처와 한동훈 검사장의 채널A 사건과 고발 사주 두 건을 묶어서 고발장을 쓴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며 "어느 언론에서 고발장 내용을 인용해서 작성했는데, 그러지 말고 크게 사진을 찍어서 그대로 공개하라"라고 압박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손준성 검사는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었다.
윤 후보는 수사정보정책관이 검찰총장 지시 없이 움직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정당한 일 또는 본래 하던 일이라면 대검 차장, 총장한테만 보고하는 게 아니다"라며 "당시에는 선거 전이었기 때문에 거의 하루종일 각종 선거사법 사건에 대한 지휘에 분주할 때다. 선거가 코앞인데 (고발 사주가)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일갈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불거진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1.09.08 kilroy023@newspim.com |
윤 후보는 최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제대로 된 증거를 가져와라'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텔레그램에서 손준성 검사가 해당 고발장을 보낸 것은 증거가 아닌가'라는 질문에 "어느정도 근거가 있어야 한다. 첫 번째 보도는 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정치권이 이렇게까지 할 일은 아니다. 확실하게 제보자가 누군지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후보가 이날 당 차원의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캠프 차원에서도 묵과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공작진상규명특위를 출범시킬 예정"이라며 "법조인과 언론인,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앞으로 계속 이어질 만한 정치공작에 대한 대응을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했다. 그는 "앞으로 정치공작을 하려면 제대로 하고, 인터넷 매체나 제소자, 의원들도 국민들이 다 아는 메이저 언론을 통해, 믿을 수 있는, 신뢰성 있는 매체를 통해 문제를 제기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메이저 언론이 아닌 언론은 의혹제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메이저, 작은 언론을 가리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제대로 (의혹제기를) 하려면 뉴스타파, 뉴스버스를 통해 메이저 언론을 달라붙게 하지 말고, 처을부터 독자가 많은 곳에 주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이야기다"라고 해명했다.
윤 후보는 '제대로 된 언론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냐'고 재차 묻자 "국민들이 잘 알지 못하는 데 던져놓고 가지 말고, 처음부터 자신이 있으면 KBS나 MBC에서 바로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