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곧 국내에 반입될 중국의 요소 수입 물량 1만8700톤 중 1만톤은 차량용 요소인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나머지 8400톤은 산업용 요소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용 요소수 전량을 차량용으로 전환한다고 가정했을 때 최대 44일분이 추가로 확보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외교부는 10일 "중국산 요소 수입절차의 조속한 진행을 위해 다양한 채널로 중국 측과 소통한 결과, 우리 기업들의 기계약 물량 1만8400톤에 대한 수출 절차가 진행될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이중 차량용 요소가 1만톤, 산업용 요소가 8400톤에 이른다"고 밝혔다. 요소수의 요소 함량이 30%인 것을 고려하면 차량용과 산업용 각각 3만톤과 2만6100톤의 요소수를 제조할 수 있는 물량이다.
만약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이 성공해 산업용 요소 전량을 차량용에 투입한다면 최대 44일 분량까지 공급할 수 있다. 정부와 업계에선 차량용에 사용되는 요소수의 하루 수요량을 600톤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를 일 단위로 환산하면 최대 43.5일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민주노총 건설노조원들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기계 요소수 폭등사태와 관련해 정부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2021.11.09 yooksa@newspim.com |
현재 환경부는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에 대한 1차 시험을 마치고 실제 차량에 주입하는 주행 시험에 돌입했다. 시험 결과 승인 기준 18개를 통과하면 산업용 요소수도 차량용으로 쓸 수 있다.
관건은 산업용 요소수를 투입했을 때도 차량용과 비슷하게 질소산화물 저감효과가 나타나는지 여부다. 디젤 차량에 적용되는 자동차 배출가스저감장치(SCR)에는 고순도의 요소수가 사용된다. 그러나 일반적인 산업용 요소수는 차량용보다 순도가 낮아 자동차에 주입할 경우 오염물질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다.
실제 SCR에 투입했을 때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SCR은 산업용 요소수에 사용되는 장비보다 민감하게 설계돼 자칫 고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주 중으로 이에 대한 분석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오염물질의 승인 기준 상당부분을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서 취급하는 산업용 요소는 차량용 못지 않게 고품질 스펙을 갖췄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이억원 기획재정부 차관이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열린 '요소수 범부처 합동 대응 일일상황점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1.11.10 photo@newspim.com |
가장 큰 걸림돌은 요소의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대표적인 불순물인 뷰렛(Biuret)과 알데히드(aldehyde)로 꼽힌다. 통상 요소수 시험항목 중 뷰렛은 0.3%로, 알데히드는 5%로 맞춰야 SCR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업계는 판단한다. 18가지 기준 중에서도 이 두가지의 품질기준을 충족시키는 게 중요한데 업계 측에선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요소수 제조업체 관계자는 "산업용 요소와 차량용 요소의 뷰렛과 알데히드 실험을 주기적으로 하고 있는데, 실험을 해보면 뷰렛의 경우 0.28~0.30% 범위 안에 들어온다"며 "뉴스에서는 불순물이 많다고 나오지만 실제 사용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산업학과 교수는 "SCR이 굉장히 민감한 장치이기 때문에 쓰다 보면 처음에는 제대로 동작되는 듯이 보여도 누적돼서 나중에 고장을 유발시킬 수 있다"며 "그에 대한 검증은 지금 없는 상태라 산업용 전환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쓸 수 있다는 결론이 나는 즉시 전환에 돌입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정부가 확보한 국내 산업용 요소수 재고와 이번에 반입될 중국 수입 물량으로 우선 위기는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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