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동차보험 약 3000억대 흑자 예상
업계 "10년간 누적적자 9조…인하여력 없다"
당국 "논의 계획 없어…합리적 수준돼야"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 보험사들이 4년만에 자동차보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보험료 인하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일시적인 손해율 개선일뿐 누적 적자를 감안하면 보험료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보험료 인상 문제를 두고 금융당국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1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들은 지난해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약 3000억원대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 운행이 감소하면서 고액사고가 줄어든 것이 손익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2022.01.04 tack@newspim.com |
전체 자동차보험 판매의 약 85%를 차지하는 4대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지난해 11월 누적 손해율은 78~80%대를 형성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83% 이하의 손해율을 기록하면 흑자를 기록한다고 판단한다. 내주 발표되는 12월 손해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더라도 흑자 달성은 확실시된다.
자동차보험료에 대한 인하여론은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최근 실손보험료 평균 인상률이 두 자릿수로 결정된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0일 금융소비자연맹은 "손보사들이 손해율 급등을 핑계로 실손보험료를 인상해놓고 자동차보험에서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해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며 "더 이상의 보험료 인상은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손보업계는 보험료 인하 여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일시적 손해율 개선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 3년간 2조7000억원, 10년간 약 9조원 수준의 누적적자를 감안해 달라는 입장이다.
올해부터 정비수가가 인상된 점도 인하를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자동차보험정비협의회는 지난해 12월부터 자동차보험 정비수가를 기존보다 4.5%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정비수가가 4.5% 인상되면 자동차보험료가 1%대 인상 압력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가장 최근 자동차보험료가 인하됐던 해는 지난 2017년과 2018년이다. 이같은 보험료 인하 영향으로 지난 2019년에만 1조644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7년을 제외하면 줄곧 적자를 기록해온 부문이 자동차보험"이라며 "통상 11월에서 12월 계절요인으로 손해율이 더 높아지는 부분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아직까지 보험업계와 구체적인 논의일정을 잡지는 않았다. 자동차보험 요율은 실손보험과 달리 1년 중 보험사가 필요한 때에 정하면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자동차 보험과 관련해 별도로 협의할 계획은 없다"며 "1월 중에 의견을 전달한다거나 1분기 중에 인상여부를 결정하는 등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정리했다.
다만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 가격이 합리적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해 자동차보험이 흑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코로나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인하 여론이 확산하는 이유에 대해 보험업계도 잘 알고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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