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중국 주도로 출범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러시아, 벨라루스와 관련된 모든 사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AIIB는 3일 성명을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세가 심각해 러시아와 벨라루스와 관련한 모든 활동을 보류하고 관련 활동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기로 했다"며 "피해를 입은 모든 이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AIIB는 "우크라이나 정세가 AIIB 운영 및 회원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경제와 금융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AIIB의 재무 건전성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전쟁으로 영향을 받은 회원국에게 유연하고 신속하게 자금을 조달해 직간접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한 뒤 "원자재 가격 충격과 금융 시장 변동성 및 기타 요인으로 인한 경제적 파급이 회원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리는 협력 다자 조직과 긴밀히 협력해 신속하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본사. [사진=셔터스톡] |
AIIB는 시진핑 주석이 직접 제안한 국제금융기구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투자 지원을 목적으로 2016년 1월 설립됐다. 회원국은 2021년 10월 기준 104개국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AIIB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면서 사실상 운영을 주도해왔다. 러시아는 중국, 인도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지분을 가진 핵심 참여국 중 하나다.
중국 현지 전문가는 이번 AIIB의 성명이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벌'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각종 제재를 가하면서 경제 리스크가 확대됐기 때문에 관련 리스크를 줄이고 다른 회원국에 대한 영향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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