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소유 산림에 불지르면 5년 이상 징역형
고의성 밝히지 쉽지 않아 '솜방망이' 처벌
3월초까지 236건 산불…예년대비 244%↑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 강원 삼척과 동해, 강릉, 영월, 울진에서 번지는 산불이 나흘째 지속되며 막대한 피해를 내고 있다.
7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산불 피해면적은 1만6775ha로 추정된다. 시군별로는 울진 1만2039ha, 삼척 656ha, 강릉 1,900ha, 동해 2,100ha, 영월 80ha의 피해가 발생했다.
강풍까지 겹치면서 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경북 울진군에서만 6324명, 강원 강릉시 95명, 강원 동해시 580명의 주민이 대피했다. 울진·삼척지역 407개소, 강릉·동해 97개소의 시설물이 피해를 입었다.
강릉에서 시작돼 동해까지 확산돼 동해안을 초토화시킨 일명 '옥계산불'의 원인은 60대 방화범이 토치로 낸 불이 발단이 된 것으로 경찰 등은 추정하고 있다.
[동해=뉴스핌] 이형섭 기자 = 해군 1함대사령부는 6일 강원 동해시의 산불진화 대민지원 요청에 따라 소방차 2대와 병력 50명을 투입해 동해시 신흥동 인근 야산에서 잔불 처리를 하는 등 산불진화에 나섰다.2022.03.06 onemoregive@newspim.com |
경찰에 따르면 방화범은 주민들로부터 무시당했다는 이유로 강릉 옥계와 동해 일대에 산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토치 등으로 자택과 빈집에 불을 질러 가뜩이나 건조한 날씨가 기승을 부리던 시점에 인근 산림으로 옮겨붙은 것으로 관측된다.
비슷한 시각 경북 울진군에서 강원 삼척시로 확산한 울진·삼척 산불의 원인은 담뱃불에 의한 실화로 경찰과 소방당국은 추측하고 있다.
화재는 도로 옆 배수로에서 시작돼 산으로 옮겨붙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방화든 실화든 산불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뼈아프다.
방화범에 대한 처벌은 엄중하다. 화재를 낼 경우 관련법은 형법과 산림보호법 등을 적용받는다.
특히 산불의 경우는 산림보호법에서 강하게 처별규정을 마련해 두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림보호법(제53조)에서는 타인 소유의 산림에 불을 지른 자는 5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자기 소유의 산림에 불을 지른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실수로 산불을 냈을 경우에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벌 하한선이 높다. 산에 불을 지른 것이 명확하게 밝혀지면 최소 5년 이상 징역을 규정하고 있다. 자기 산에 불을 질러도 1년 이상 징역형이다.특히 산불의 경우는 산림보호법에서 강하게 처별규정을 마련해 두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림보호법(제53조)에서는 타인 소유의 산림에 불을 지른 자는 5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자기 소유의 산림에 불을 지른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실수로 산불을 냈을 경우에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자료 =산림청] 2022.03.07 fair77@newspim.com |
실수로 산불을 냈을 경우, 즉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은 담배꽁초 등을 버린 뒤 산불을 냈다면 3년 이하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방화범'을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1∼2020년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의 10년 평균은 474건이다. 이 가운데 산불 원인 제공자를 찾아 검거한 건수는 197명이다.
검거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1.7%다. 산불을 낸 사람 2명 가운데 1명은 잡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전국 방방곡곡 산에 CCTV를 달 수도 없는 노릇인데다. 설령 방화범을 잡더라도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만만치 않다. 게다가 초범이나 고령인 경우는 정상이 참작돼 대개 처벌이 약한 게 현실이다.
산림청은 해마다 산불이 잦은 2월 중순부터 5월 중순을 비롯해 봄 가을 겨울처럼 건조한 기후가 기승을 부릴 때는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 소속 산림사법특별경찰관 1400여명을 동원해 산불을 단속한다. 여기에 산불담당 공무원도 전국을 대상으로 산불 방지를 위한 기동 단속을 실시한다.
[자료=산림청] 2022.03.07 fair77@newspim.com |
하지만 밤에는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과 유독 산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적 특성상 언제 어디서 산불이 일어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구조라 한계는 분명이 존재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산불이 발생할 '불씨'를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산림청은 올들어 연초부터 산불이 많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기후변화에 따른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는 가운데 입산자 실화와 고의성 방화 등을 꼽고 있다. 올해는 3월 3일 현재 236건의 산불이 발생해 예년(96.7건)에 비해 244%나 증가했다.
늘 경각심을 갖고 산에 가거나 산 주위에서는 '불조심'을 해야 한다. '자나깨나 불조심'이라는 구호가 1970년대를 관통하는 철 지난 구호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자나깨나 불조심'이 정답이다.
fair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