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해외 3국서 계정 공유시 추가 요금 부과
구독 중개 플랫폼 "새로운 UX 대응과 이용자 감소 우려"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해외 일부 국가에서 계정 공유를 금지시키며 국내에서도 중개 플랫폼 업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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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넷플릭스는 칠레·페루·코스타리카에서 계정을 추가할 때마다 추가 요금을 받는 정책을 시범 도입했다. 해당 정책은 한 가구에 살지 않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계정을 공유하는 가입자에게 2.99달러(약 3600원)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정책의 국내 적용 가능성에 대해 넷플릭스 측은 "해당 기능의 테스트는 코스타리카, 체코, 페루 등 3개 국가에서만 진행하고, 다른 국가에서의 테스트 진행 여부는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우려는 가시지 않는다.
한 OTT 중개 업체 관계자는 "넷플릭스에서 정책을 변경하며 사용자 기반 설계(UX)를 바꾸게 될 경우 해당 UX를 구독 중개 플랫폼에서 소화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걱정도 있다"면서 "넷플릭스가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것은 이해하지만 서비스 자체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반면 이 정책을 국내 시장에 적용하면 오리혀 가입자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일각의 의견도 있다.
또다른 OTT 중개 업체 관계자는 "여태까지는 넷플릭스 측에서 가족 이외의 인물과 계정을 공유하는 것을 약관으로 금지해왔다면 이제는 이를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가격이 오르더라도 여전히 더 저렴한 가격에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이용자들의 수요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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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이 넷플릭스 TV쇼 부문 전 세계 1위에 오르며 돌풍인 가운데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센트럴시티 '지금 우리 학교는' 팝업존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kimkim@newspim.com |
만약 넷플릭스가 국내에서도 계정공유를 막으면, 가격에 부담을 느낀 가입자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OTT 시장의 경우 가입자가 유료 계정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지난 1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디지털 전환 시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온라인콘텐츠를 이용하는 전국의 15~59세 성인 3000명 중 유료 계정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비율은 87.2%로 나타났다.
여기에 넷플릭스 경쟁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며 OTT 플랫폼 사업에 진출한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국내 시장에 진출한 디즈니 플러스는 월 9900원을 지불하면 최대 4명이 동시에 접속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넷플릭스의 4인 동시 이용 요금제인 1만7000원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넷플릭스를 2년간 이용해왔다는 직장인 A씨는 "비용 절감을 위해 계정을 공유해왔는데 요금을 인상한 것도 모자라 새로운 제약을 건다는 게 부담스럽다"면서 "넷플릭스만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소위 말하는 '배짱'을 부리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학생 B씨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계정 추가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고가의 요금제를 이용해왔다"면서 "OTT 시장을 독점하면서 공유할 때 돈까지 더 받을 생각을 한다니 이용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atchmin@newspim.com